전문가는 '코로나19 3단계' 격상하자는데…정부는 '아직 아냐' 선긋기

2020-08-19 00:03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해야" 한 목소리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우려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는 선을 긋고 있다.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현재 서울 경기만 2단계인데 3단계로 올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박광렬 앵커 질문에 "지금 상당히 급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끼리 안 만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2단계로 해놓고 집회 금지라든지 고위험 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 명령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2단계를 확실하게 하든지 3단계로 빨리 올려서 전반적인 전파 상황들을 빨리 차단하고 빨리 단계를 낮추는 방식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상황에서 지방으로 확산되는 건 삽시간이다. 만약 단계를 조정한다면 수도권은 3단계로 올리고 지방은 2단계 수준으로 올려 전체적으로 국민의 참여를 촉진시키고 빨리 상황을 타개해 다시금 원래 상태로 돌리는 방식으로 가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권고에 그쳐 1.5단계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3단계로 올려야 한다. 수도권의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하고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고,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향후 1~2일 상황을 보고 3단계로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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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직 검토할 상황 아냐" 신중
이같은 전문가 의견에도 정부는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선을 긋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번 주까지 수도권 확진자 발생이 안정화하지 않을 경우 2단계 내에서도 유보했던 조치를 우선 취하는 등 거리두기 방역조치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요건이 충족되는지 보면서 중대본 회의를 통해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3단계는 현재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더블링(숫자가 2배로 증가)'을 거쳐 하루 400∼500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상황이 더 악화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지금 단계에서 확산을 통제하지 못하면 3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개인 활동과 생업의 지장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적으로도 사회·경제적인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6일부터 정부는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지만,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에 머물러 1.5단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수도권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한 만큼 19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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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차 감염' 확진자 급증...'이대로는 위험하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는 18일 기준 138명이 늘면서 총 457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15일 광화문 집회 후 교회 교인들이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자 지난 2~3월 524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신천지 대구교회발 확산보다 더 위험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천지 사태는 신도 명단을 받아 역학조사를 했으나 이번 집회는 다양한 지역에서 교인들이 참석했고, 이들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도권 내 교회의 오프라인 예배 금지 방안 등이 담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도내 전 지역 거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