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방문한 文 대통령 "피해 지원 더 빠르게 이뤄져야"

2020-08-12 18:32
文 대통령, 경남 하동 이어 전남 구례 방문
KTX 타고 직접 이동...의전 수행도 최소화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전남 구례군을 방문, 집중호우로 유실된 제방 및 도로를 둘러보며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침수 피해로 주민들 마음이 얼마나 참담할지 충분히 헤아려진다. 다만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참 다행이다. 대통령의 방문으로 피해 지원이 더 빠르게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구례군에 위치한 5일 시장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인 장기간 호우로 수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과 구례군을 직접 방문, 주민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상황 등을 점검했다.

임국환 구례읍장은 "이번 지난 7∼8일 집중적인 폭우로 인해서 구례군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렇게 국정에도 어려우신데 우리 피해 지역까지 찾아주신 문재인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순호 구례군수도 "지금 가장 심각한 게 2.5m 침수고, 이런 상가다 보니까 모든 기자재뿐만 아니고 물품, 심지어는 이불, 옷가지를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며 "이분들을 10여개 소에 분산 조치를 하고 있는데, 당장 먹을거리가 없고,잘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정말 어려움이 많습니다만 대통령님이 오셨으니까 저희 구례 군민들한테 정말로 희망을 주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구례군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했는데 피해액 계산을 안 해보고 눈으로만 봐도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하루빨리 지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특별재난지역 지원금액 기준도 높이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폐사된 가축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가축을 키우는 분들의 마음이 참담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에 마을 주민이 "자식이 죽어가는 심정"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특히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지붕 위에 올라가 이틀간 버티다 구출돼 유명해진 암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 대통령은 "큰 희망의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문 대통령에게 "살려주세요"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고, 자원봉사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한 상인은 문 대통령을 향해 큰절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수해 복구 현장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의전을 최소화하고 전용차가 아닌 KTX로 이동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급 이상 장관들은 이번에 제외시켰다"며 "비서관급으로 최소 인원만 수행하도록 한 의전 파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남과 호남, 충청을 하루에 다 가는 것도 이례적"이며 "이동거리를 추산해봤더니 오늘 하루만 767㎞를 이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귀경 시간까지 포함하면 9시간 이상의 강행군"이라며 "KTX로 이동 중에 보고받은 것도 시간을 아끼고 현장 방문에 충실하기 위한 차원이다. 식사도 열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