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휘청?…지상파 "KT-넷플릭스 제휴 '유감'"

2020-08-12 13:50

KT 모델들이 올레tv에서 제공하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한국방송협회가 국내 미디어 생태계 붕괴 위기를 우려하며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각성과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협회는 12일 낸 성명에서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가 글로벌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며 "이토록 손쉽게 맹렬한 기세의 해외 사업자에게 국내 시장 석권의 길을 열어준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내 진출 후 몇년간 찻잔 속 태풍에 그쳤던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계기로 국내 최대 OTT로 성장한 데 이어 KT마저 넷플릭스에 손을 내민 것에 망연자실했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지금껏 국내 미디어산업계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온 KT가 국내 사업자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절반 수준으로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것은 역차별이자, 정보통신망을 헐값에 해외 OTT 사업자에게 넘긴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올해 폐업신고를 한 훅(Hooq)과 적자난에 시달리다 중국업체에 인수된 아이플릭스(iFlix)를 예로 들며 "넷플릭스로 인해 아시아의 유력 플랫폼들이 쓰러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제휴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눈앞의 이익에 취해 예견된 환란에 눈 감는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급등시킨 출연료와 작가료 등 제작 요소비용으로 인해 기존 미디어들은 제작을 하면 할수록 손실만 커지는 기현상 속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청자 이탈과 함께 넷플릭스와의 제작비 경쟁에서 밀려 콘텐츠 품질 하향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로컬 방송사들의 실태도 빼놓지 않았다. 그 어떤 로컬 미디어도 글로벌을 단일 시장으로 하는 넷플릭스에 대항할 시장 규모나 자본력을 가질 수 없기에 필연적 결과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6월 정부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에서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5개나 만들겠다고 공언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KT가 글로벌 OTT와 손잡았다"며 "토종 OTT는 고사 위험 속에 해외 진출이 아닌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정부의 현실 인식과 대응 속도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협회는 "정부는 방송산업 재원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책 시행, 토종 OTT 보호 및 육성방안 마련, 미디어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즉각 수립하라"며 "KT도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철회하고 역차별을 즉각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