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IPO 가치평가 ‘텐센트’ 전례 따를 듯
2020-08-04 13:49
26~27일 이틀간 상장 위한 수요예측 실시
희망 공모가 2만4000원…최대 3840억 조달
희망 공모가 2만4000원…최대 3840억 조달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6~27일 이틀간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주식주는 1600만주이며 전액 신주로 구성됐다. 희망 공모가는 2만~2만4000원으로 이번 IPO를 통해 3200억~3840억원을 조달한다. 총 주식수는 7320만주, 시가총액은 1조4641억~1조7569억원 수준이다. 대표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담당한다.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유사회사 선정은 앱애니(App Annie) 발표 기준 2020년 글로벌 톱 52개 게임 퍼블리셔로 시작했다. 이중 비상장 회사를 제외하고 매출액 중 게임 관련 비중이 높은 기업을 추렸다. 최종 비교대상 기업은 텐센트, 넷이즈,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4곳이다. 순위를 보면 텐센트와 넷이즈가 각각 글로벌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넷마블은 6위, 엔씨소프트는 20위에 랭크됐다.
비교 기업 선정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게임사들이다. 지난 2017년 상장한 펄어비스는 유사기업으로 국내 게임사들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받았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중소형 게임 개발사가 많아 굳이 해외기업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아직 개발사보다는 퍼블리셔 성격이 더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서 카카오게임즈와 유사한 기업은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뿐이다.
주관사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 개발, 유통 등 사업적 특성을 고려할 때 비교할 수 있는 국내 상장기업수가 제한적”이라며 “해외 상장사로 선정 기준을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사업 유사성과 재무상황 등을 감안해 가치를 평가했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중국 국민메신저 ‘위챗’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이자 최대 게임사다. 산하에 ‘리그오브레전드’와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와 슈퍼셀을 두고 있다. 넷이즈는 중국 게임업계 2인자로 미국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등을 퍼블리싱하고 있다. 음양사 등 모바일게임에도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게임사와 비교 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면서도 부담이 크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는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10년간 제왕으로 군림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를 낳은 장본인이다. 넷이즈가 유통하는 블리자드 게임 역시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을 양산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넷마블은 해외매출 비중이 70%이며 모바일게임 부문 퍼블리싱 강자로 평가된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해외매출보다 국내매출이 대부분(80%)이다. 그러나 지적재산권(IP) 하나로 온라인은 물론 모바일게임까지 수많은 골수팬을 양산하면서 수익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들과 비교할 때 카카오게임즈는 부족한 점이 많아 투자자를 완벽히 만족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가치평가 기준으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적용(평균 35배)됐다. 4개 게임사(텐센트 39배, 넷이즈 31배, 엔씨소프트 23배, 넷마블 47배) 중 넷마블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한 반면, 하반기 개선 기대로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30%가량 오른 탓이다.
평가가액 할인율은 IPO 업계 평균 수준인 20~33%가 적용됐다. 디스카운트 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카카오게임즈의 IPO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전망은 4개사 중에서도 텐센트 성장 과정과 유사할 것”이라며 “모회사가 카카오톡 메신저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 유망한 중소형 게임사들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텐센트가 카카오 3대주주이자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갖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 진출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