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기상 악화 시 골프대회는 어떻게 되나요?

2020-08-01 00:05

해무와 낙뢰 속에서 불타 올랐던 S-OIL 챔피언십의 '성화' [사진=이동훈 기자]


올해 남부 지방에서 열린 골프대회들이 기상 악화로 몸살을 앓았다.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열린 S-OIL 챔피언십은 바다에서 올라온 '해무'와 대회장 인근 '낙뢰'로 1라운드(18홀)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선두였던 최혜진(21·롯데)은 대회 성립 불가로 '우승'이 아닌 '1위'로 남게 됐다.

지난달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열린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은 '폭우'로 첫날을 취소했다. 예비일(월요일)을 사용해 3라운드(54홀) 소화에 나섰지만, 이어진 기상악화로 2라운드(36홀)에서 대회를 종료해야 했다. 2라운드 결과 선두였던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과 임희정(20·한화큐셀)만 연장전에 돌입했고, 접전 끝에 박현경이 통산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 주 제주 세인트포 골프 앤 리조트(파72·6500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도 '기상 악화'로 골치를 썩고 있다. 대회장을 뒤덮은 자욱한 안개 때문에 첫날은 순연됐고, 둘째 날은 출발이 지연된 상황이다.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나온 상황들이지만, 일반 골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기상 악화 시 골프대회는 어떻게 되는지 함께 알아보자.


Q. 기상 악화 시 골프대회의 성립 조건은 무엇인가요?

A. 골프대회는 3라운드(54홀)와 4라운드(72홀)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흘보다는 나흘이 보편적이지만, KLPGA 투어는 사흘간 치러지는 대회가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3~4개의 3라운드 대회를 보유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비하면 많은 비중입니다.

반면, 남자 프로골프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4라운드(72홀)가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기상 악화 시 골프대회 문제에 대한 부분은 KLPGA 투어에서 많은 이슈가 나옵니다.

골프대회의 성립 기준은 2라운드(36홀) 종료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S-OIL 챔피언십은 1라운드에서 '취소'돼 대회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승'이라는 단어보다는 '1위'라는 호칭을 붙였고, 기록은 반영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연장 승부 끝에 트로피에 입 맞추는 박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Q. 그럼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의 경우는 어떤가요?

A.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대회 조직위는 첫날을 과감하게 취소했습니다. 첫 조부터 순차적으로 출발했지만, 대회장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첫날을 마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 경우입니다. 당시 성적은 모두 반영되지 않았고, 그다음 날이 첫날로 바뀌었습니다.

순조롭게 대회가 이어지나 싶었지만, 폭우는 계속됐습니다. 대회 조직위는 '예비일'을 발동했습니다. 통상 골프대회는 일요일 날 종료되지만, 월요일까지 연장해서 3라운드(54홀)를 소화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러나 월요일 폭우로 인해 2라운드(36홀)에서 대회를 끝내야 했고, 박현경과 임희정만 연장전에 돌입하게 된 겁니다.


Q. 위에 나온 대회 조직위는 무엇이고, 예비일은 무엇인가요?

A. 대회 조직위는 골프대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특별히 위임받은 사람들로 구성된 기관입니다. 구성원은 대회 후원사, 협회, 주관 방송사, 대회 운영사, 선수분과위 등입니다. 대회의 'Go'와 'Stop' 등을 외치는 결정권을 쥐고 있습니다.

예비일의 유무는 대회전 해당 대회 요강에 표기됩니다. 여러 가지 변수를 소화하기 위한 부분입니다. 기상 악화로 인한 대회 불성립 시 성립을 위해서 하루를 늘리기도 하고, 연장전시 일몰로 인해 승부를 가리지 못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번 주 진행 중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예비일이 없습니다.


Q. 대회가 성립되지 않으면 상금은 어떻게 분배하나요?

S-OIL 챔피언십을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대회는 결국 성립 조건인 2라운드(36홀)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기간에 따라서 바뀌는 부분이 있지만, 이 경우에는 상금 75%를 1~60위까지 선수들에게 차등 분배합니다. 분배 후 남은 금액은 60위 이후 선수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줍니다.

총상금 7억원의 75%인 5억2500만원이었고, 우승 상금 요율은 20%가 아닌 18%였습니다. 고로 1위에 오른 최혜진이 9450만원을 받았습니다. 공동 2위 네 명(전우리, 이소미, 정연주, 이제영)은 3675만원씩, 공동 6위였던 두 명(장하나, 박결)은 약 1443만원을 수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