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의 회사통장 압류...과도한 조치"
2020-07-31 07:48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 노조가 회사 운영 자금 통장을 압류한 것에 대해 회사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3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가 지난 27일 회사를 상대로 낸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광주지방법원이 받아들이면서 회사 자금이 묶였다.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 금액은 204억원에 달한다. 금호타이어의 작년 전체 영업이익(574억원)의 37%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이 회사의 운영자금 계좌를 동결했고 급여 및 물품대금 지급도 중단됐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파견 근로자로 구성된 비정규직지회는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정규직 지위를 인정하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했다. 지난 1월 광주지법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이 금호타이어와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다고 보고 일반 사원과의 임금 차액 등을 지급하도록 했다.
금호타이어는 회사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경영 환경이 나아질 때까지 비용 지급 유보를 요청하면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려 했지만, 노조가 외면했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자동차 업계 불황으로 올해 1분기(1∼3월)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전 임원진이 급여 반납을 선언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사측은 1심 판결이 경쟁사나 다른 제조업체의 판결과 차이가 있다며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비정규직 지회에 경영환경이 나아질 때까지만이라도 비용지급을 유보하길 요청하며 대신 일부 금액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의사를 밝혀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지회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37%에 해당하며, 올해 1분기 적자폭과 맞먹는 금액의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 계좌 압류로 금융거래 중단은 물론 회사 신용도 하락, 유동성 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사 측은 우려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법인계좌 거래가 중단된 상태로 압류상황 지속 시 회사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최근 상황에서는 계좌 압류로 인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과거 워크아웃 중 반년 동안 급여가 지급되지 못한 적도 있었지만 이처럼 회사에 해가 되는 행위는 나온 적이 없다"며 "일할 수 있는 터전인 회사가 존재해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고 고용 불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비정규직 노조는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