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부대개발 효과...충칭, 광저우 제치고 5대 경제도시 부상

2020-07-28 15:58
올 상반기 中 GDP 10대 도시 발표...충칭 4위, 광저우 5위
"중국 당국 추진하는 서부대개발 전략 효과 나타나"

중국 서부 대표 도시 충칭(重慶)이 중국 개혁·개방 1번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를 제치고 중국에서 4번째로 최고 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거듭났다. 중국 당국이 추진하는 서부대개발 전략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지방 정부들이 올해 상반기 지역 국내총생산(GDP)을 잇달아 발표한 가운데 충칭이 광저우를 제치고 4위 경제도시로 올라섰다고 28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중국 광저우·충칭 GDP 변화 추이[자료=국가통계국]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충칭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0.8% 오른 1조1209억8300만 위안(약 191조원)을 기록한 반면, 광저우는 같은 기간 2.7% 하락한 1조968억29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광저우는 가까스로 충칭을 제치고 4위를 지켰다. 두 도시간 GDP 격차는 고작 23억 위안이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충칭이 241억 위안 차이로 광저우 GDP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샤오광 충칭 종합 경제연구원 원장은 "충칭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이는 투자 프로젝트를 촉진시키고, 수출입, 산업 구조 개혁 등에 주력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기술산업, 제조업, 금융, 물류 등 업종이 회복하면서 충칭의 자동차 제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광저우는 외향형 경제이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이 컸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서부대개발 사업' 효과도 컸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1999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으로부터 시작됐다. 1선 도시인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동부에 몰려 있어 서부가 도태된다는 판단에 서부대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 5월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직전, 장쩌민의 서부대개발을 이어받아 '서부 개발' 신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계획에 따르면 이번 서부대개발 사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돼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위협에 맞서 전략적으로 서부 지역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충칭과 청두를 묶은 청위(成渝)경제권의 굴기(崛起·우뚝섬)도 한몫했다고 디이차이징이 전했다. 실제로 올해 반기 보고서를 발표한 중국 30개 성·자치구·직할시 가운데 16곳의 GDP가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대다수가 중서부 지역이었다.

한편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도시 경쟁 구도는 크게 변했다. GDP 규모로 보면 10위권에 들었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톈진(天津)이 직격탄을 맞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이 처음으로 10위권에 들었다고 디이차이징이 전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상반기 난징 GDP는 6612억3500만 위안으로 9위를 기록했다. 반면 톈진 GDP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하락한 6309억28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천야오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난징은 최근 몇 년간 중심도시로써 구조조정, 전환 및 업그레이드에 주력했다"면서 "반면 중화학 공업이 발달한 톈진은 크게 변한 것이 없고, 코로나19 타격이 컸다"고 전했다. 
 

충칭.[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