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이 정부 조사에 협조했을 때 대리점 본사가 보복 조치를 할 수 없도록 징벌적 손해배상(3배소)이 도입된다. 또 대리점의 단체구성권을 명문화하고,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한다. 이는 거래상 지위가 낮은 대리점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 분야 불공정 관행을 효과적으로 예방·개선하고 대리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내용의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는 2016년 대리점법 시행 이후 법 집행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종합 대책 마련, 하위 법령 정비, 실태 조사 및 직권조사 등을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공급업자의 거래상 지위에서 비롯된 불공정관행이 존재해 이번에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리점의 사업자단체 구성권을 명문화한다. 단체 구성과 가입·활동을 이유로 대리점 본사(공급업자)는 대리점에 불이익을 제공할 수 없도록 금지한다.

공정위는 "대리점은 대리점 단체를 통해 협상력이 제고되기를 원하지만 이에 대한 설립 근거가 없어 단체 구성과 활동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대리점 단체가 구성되면 단체가 공급업자에 대한 애로사항 전달과 불공정행위 대응 등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공정위에 신고했거나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 등으로 대리점에 불이익을 주는 보복 조치에 대한 3배소를 도입한다.

3배소의 적용 대상을 보복 조치까지 확대하되, 공급업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을 경우 배상책임이 없음을 명시했다. 보복 조치는 대리점법상 금지 행위 중 악의성이 가장 큰 행위 중 하나이지만, 3배소 대상에서 제외돼 불법 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의 한도가 제한됐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대리점법 금지 행위에 대해서는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한다. 동의의결제도는 공정위의 조사나 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시정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공정위가 그 시정방안이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지 않고 시정방안과 같은 취지의 의결을 함으로써 사건을 종결시키는 제도다.

동의의결제도의 도입으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리점 피해 구제가 가능해지고, 공급업자의 법적 불안정성도 조기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대리점 본사와 대리점이 자율적으로 거래 관행을 개선·예방할 수 있도록 모범거래기준과 대리점 교육 실시·위탁 등 다양한 연성 규범 시행의 근거 규정도 마련한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공급업자·대리점 등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