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중 대사 전격 회동...어떤 말 오갔나
2020-07-22 15:35
양국 관계 긴장 속 만남 주목…"미ㆍ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대화"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과 중국 대사가 전격 회동했다. 세계 양강(G2)의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두 대사 간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2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와 만난 사실을 알렸다. 그는 "오늘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님과 좋은 만남을 갖고 중요한 미·중 관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라고 적었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대사의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사진의 구도를 보면 해리스 대사가 카메라를 잡고 셀카를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중구 정동에 있는 미국 대사관저를 방문해 해리스 대사와 1시간가량 미·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중국 대사관 측은 "싱 대사 취임 후 공식 예방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밝혔다. 두 대사가 정식으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속 두 대사의 표정에선 긴장을 엿보기 어렵지만 최근 미·중 관계는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극도로 악화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 남중국해 영유권, 5G 네트워크 등 갈등 전선도 확대하는 추세다. 간밤에는 미국 법무부가 한국을 포함해 세계 11개국 기업들로부터 영업비밀과 지식재산권 등을 탈취한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해리스 대사가 언급한 미·중 관계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하는 우리나라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이 최근 경제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양국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 앞에는 어려운 선택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 반중연대에 우리나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반중 전선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