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가입문턱·사모펀드 사태에 랩어카운트 가입고객 증가세 지속
2020-07-22 07:07
올해 2만5000명 늘어…지난해 증가폭 근접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에 분산 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 상품인 랩어카운트 가입고객 증가 수가 5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준에 도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에 낮아진 가입문턱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 수는 173만2252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2만5436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증가 규모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랩어카운트 고객 수는 170만6816명으로 1년간 3만959명 늘었다.
계약건수 역시 고객 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건수는 올해 2만5209건 증가해 지난해 3만1731건에 근접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랩어카운트 최저가입금액은 억 단위여서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짙었는데, 자금 이탈이 지속되자 증권사마다 금액 기준을 천만원대로 낮추면서 다시 고객수를 비롯해 계약건수도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가입문턱을 낮춘 데 이어 랩어카운트 상품 라인업을 재정비하거나 수수료 체계를 정비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국내 자문형 랩어카운트 중 일부 모델의 선취 수수료와 기본 수수료 유형을 추가했다. 기존 선취 수수료 1.4%, 기본 수수료 1.0~2.0%였던 수수료 유형에 선취 수수료 0.5%, 기본 수수료 1.0% 유형을 신설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커진 대내외 불확실성과 증시 하락세를 우려한 고객들이 랩어카운트에 많이 가입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사모펀드 사태가 지속되면서 랩어카운트에 다시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