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뜨거운 감자... 거래시간 연장하냐 마냐

2020-07-21 11:17
상하이·선전 거래소 4시간 운영…뉴욕 6.5시간, 홍콩 5.5시간 등과 비교돼
찬성론자 "거래 활기↑ 글로벌 연동↑거래효율성↑"
반대론자 "주식투기 조장, 거래시간 연장보단 제도 정비 중요"

중국증시. [사진=신화통신]

중국 본토 주식 거래시간 연장이냐 유지냐를 놓고 금융가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본토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연장을 주장하는 쪽은 글로벌 증시와의 연동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반면 거래 시간을 연장하면 전체 사회에 주식 투기를 조장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찬성론자 "시장 활력, 글로벌 연동성, 거래 효율성 제고에 도움"

거래시간 연장 논란은 천신 상하이 교통대 교수가 20일 중국 관영매체인 증권시보에 '국제시장과 연동을 위해 주식 거래시간을 연장할 때가 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천 교수은 주식 거래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장 가격 결정 효율성을 개선하고, 중국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현재의 중국 주식거래 시간으로는 중국 국내외 투자자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 중국 주식거래 시간 연장은 앞서 올해 양회(兩會)에서도 안건으로 제기됐다. 그만큼 중국 주식거래 시간의 연장 여부는 줄곧 논란거리였다.

현행 중국 상하이·선전거래소의 주식 거래시간은 현지시간 기준 9시30분부터 3시까지다. 중간에 11시30분부터 1시까지 이어지는 1시간 30분 점심 휴장시간을 제외하면 총 4시간에 불과하다. 런던·프랑크푸르트·파리 8시간30분, 싱가포르 8시간, 뉴욕 6시간 30분, 도쿄 5시간, 홍콩 5시간30분, 대만 4시간30분과 비교해 짧은 편이다.

둥덩신 우한 과기대 금융증권연구소 소장도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을 위해선 주식거래 시간은 구미 시장과 비슷하게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상하이·선전과 홍콩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 홍콩 거래소와라도 거래 시간을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각 거래소 자료 종합]


◆반대론자 "사회 주식투기 조장···거래시간 연장보다 제도 정비가 먼저"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증권시보가 최근 공식 웨이보를 통해 주식거래 연장 시간에 대해 70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530명(50%)이 찬성한 반면, 3307명(47%)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주식거래 시간 연장 반대의 논거는 사회에 주식투기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으며 효율성이 적다는 것이다.

덩리쥔 췬쩌투자홀딩스 회장은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보다 기업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며 "거래시간을 늘리는 건 백해무익하다"고 주장했다.

덩 회장은 너무 편리한 거래시스템과 낮은 거래수수료로 인해 주식시장이 가치투자보다는 투기가 횡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정한 투자자는 주식거래에 몇초를 소비할 뿐, 아침부터 밤까지 주식거래에만 매달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양더룽 첸하이카이위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현재 주식 거래는 4시간으로도 충분하다"며 "거래시간을 늘리면 거래량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중국 주식 투자의 활력은 거래시간이 아닌 제도 완비, 투자 수단 다양성, 자산의 질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래시간 연장보다는 제도 정비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며 대표적으로 매매결제일을 예로 들었다. 현재 상하이·선전거래소에선 주식 거래후 1영업일(T+1)이 지나야 대금이 결제되는데, 이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당일 결제시스템인 T+0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앞서 중국 금융당국은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서 시범적으로 T+0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