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中통신굴기]중국, 양자통신 개발에 박차

2020-07-15 06:00
중국, 1120㎞ 거리 양자통신 성공..."안전하게 주고받아"
中, 세계 최고 양자 정보과학 국립연구소 올해 준공 계획
中양자정보통신 시장, 매년 고속성장...올해 약진 두드러질 것

중국이 독자 개발한 세계 첫 양자위성 '묵자'(墨子)호가 지난 2016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이 위성은 춘추전국시대 철학사상인 묵가의 창시자 묵자를 따서 명명됐다. [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2016년 8월 16일 오전 1시 40분(현지시간), 중국은 북서부 간쑤성 고비 사막의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에서 세계 최초 양자위성통신 '묵자(墨子)호'를 창정2D 로켓에 실어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양자위성통신을 발사한 지 약 4년 만에 중국은 ‘위성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1120㎞ 떨어진 거리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양자통신 시장에서 고속성장해왔다. 

양자통신은 양자역학을 응용해 생성된 암호키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중간에서 복제 불가능성과 얽힘 현상 때문에 현재 기술로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도청이나 감청을 막을 수 있다. 이에 개인 신용정보가 오가는 금융망과 군사통신망 등으로 활용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1120 거리 양자통신 성공..."안전하게 주고받아"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산하 인터넷매체인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중국이 1120㎞ 떨어진 거리에서 위성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활용해 양자암호키를 안전하게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인민망은 "중국 '통신굴기(崛起·우뚝 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고 평했다. 

앞서 3년 전에도 중국은 위성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이용해 1200㎞ 떨어진 거리에서 양자암호통신의 기반이 되는 '얽힘' 현상을 보이는 단일 광자를 만들고 이를 수신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신호만 주고받을 뿐 실질적으로 송수신 효율이 높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서 단일 광자 검출 효율을 4배 높이고 오류율은 절반 가까이 낮춰 기존보다 8배 이상 먼 거리에서도 양자암호키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인민망은 설명했다. 

이번 실험은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기술대학 교수와 왕젠위 중국 과학원 상하이기술생리연구소 등의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지난달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판 교수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양자암호키 분배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을 개선했다"며 "해킹, 감·도청 등 공격에 뚫리지 않는 안전한 통신 채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세계 최고 양자 정보과학 국립연구소 올해 준공

중국 정부는 올해 말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정보과학 국립연구소를 준공할 계획이다.[사진=웨이보 캡처]
 

중국은 이미 2015년 제시한 '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2016~2020년)'에 양자통신을 포함시키고, 광섬유 양자통신망과 위성을 이용한 양자통신체계 구축, 양자통신을 활용한 잠수함의 위치추적 및 중력파 탐측 등의 정확성 향상 등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정보과학 국립연구소를 준공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과학원 양자정보 및 양자과학기술혁신연구원이 허페이시 가오신구에 70억 위안(약 1조2027억원)을 투자해 양자 정보과학 국립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 양자정보 및 양자과학기술혁신연구원은 양자 정보과학 국립연구소에서 양자통신 관련된 연구 결과물을 산업과 군사 분야에 응용 및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4년간 1000억 위안을 투자해 양자통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펑파이신문은 "이는 세계 최고의 양자기술 연구개발 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지역 과학기술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국가정보 안전 수준을 한층 더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양자정보통신 시장, 매년 고속성장

중국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 추이. [자료: 첸잔산업연구원]
 

중국은 2004년 양자암호 시스템 개발을 국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베이징과 톈진 간 125㎞에 이르는 광섬유 통신망을 이용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2008년엔 판 교수 연구팀이 허페이시에서 세계 최초로 전국형 양자통신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2016년 세계 최초 양자위성통신 '묵자호'를 발사했으며 이듬해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세계 최장 2000㎞ 구간 양자 암호 통신망을 마련했다. 

중국의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매년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18년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한 272억 위안에 달했다. 이듬해 2019년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7% 늘어난 325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펑파이신문은 한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 중국이 세계 최고의 양자기술 연구개발 기지를 구축해 관련 분야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