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④가요] '트로트'와 '언택트'가 휩쓴 2020년 상반기 가요계
2020-07-09 08:00
2020년 상반기 가요계의 두가지 키워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그리고 미스터트롯이 가져온 '트로트' 열풍으로 요약 가능하다. 그야말로 트로트 전성시대였다. 지난해 방송된 TV조선(TV CHOSUN) '미스트롯'의 인기 덕분에 재조명받았던 트로트는, 올 상반기 '미스터트롯'까지 흥행에 대성공하며 중장년층은 물론 1020 세대까지 즐기는 장르로 거듭났다.
올 1월 2일부터 3월 12일까지 방송된 '미스터트롯'이 쏘아 올린 공은 올 상반기 가요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음원 차트다. 이전까지는 트로트를 메인 차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하며 음원 차트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임영웅의 '이젠 나만 믿어요'는 발표 즉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최상단에 위치했다. 7월 초 현재 임영웅의 '이젠 나만 믿어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영탁의 '찐이야'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등이 톱 100에 차트인한 상태다. 들어가기조차 어렵다는 톱100 차트에 트로트가 4곡이나 포함됐다는 것은 그만큼 이 장르를 즐겨 듣는 사용자들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실시간 차트에도 김호중의 '할머니'를 비롯한 트로트 곡이 진입, 트로트의 인기를 가늠케 한다.
지난 1월 국내 주요 음원차트 중 하나인 지니뮤직에 트로트 차트가 신설됐고, 차트 오픈 후 4개월간(2~5월) 스트리밍수가 전년대비 185% 증가했다. 임영웅·영탁 등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려졌고, 트로트 차트를 너머 지니 월간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월 국내 주요 음원차트 중 하나인 지니뮤직에 트로트 차트가 신설됐고, 차트 오픈 후 4개월간(2~5월) 스트리밍수가 전년대비 185% 증가했다. 임영웅·영탁 등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려졌고, 트로트 차트를 너머 지니 월간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미스터트롯 열풍은 가요계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에도 영향을 미쳤다.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OST에는 '미스터트롯' 5인방이 참여했다. 장민호 '대박 날 테다', 이찬원 '시절인연', 김희재 '오르막길', 영탁 '꼰대라떼', 정동원 '친구야' 등은 드라마에 삽입돼 극을 더 풍성하게 했다. 역시 '미스터트롯' 출신인 류지광은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OST '님과 함께'에 참여했으며, 고재근 역시 TV조선 '어쩌다 가족' OST를 불렀다.
장르의 흥행 덕에 아이돌 그룹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이전보다 더 높은 빈도로 트로트 가수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난 수개월 간 MBC '쇼! 음악중심'에는 태진아 임영웅 영탁 김수찬 김신영 조명섭 마이진 등이 출연했으며, SBS '인기가요'에도 임영웅과 태진아가 무대에 올랐다. 트로트의 인기 덕에 가수들이 설 무대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 상반기 트로트가 대세로 떠오른 배경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으로 이어진 트로트의 인기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십대부터 20~40대 등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로 성장했다"며 "자녀 세대들 역시 부모, 조부모를 보며 같이 트로트를 즐기게 돼 향후 트로트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언택트 "공연의 대안이 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코로나19의 공포에 휩싸이며 활발한 해외 활동을 이어오던 K팝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올스톱됐다. 음원 외에도 콘서트나 페스티벌 등 오프라인 공연을 주요 수입원으로 두고 있는 가요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19의 여파는 실로 거셌다.
경제적 피해 역시 상당했다. 최근 사단법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발표한 집계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음악 시장의 피해 규모는 대략 876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코로나19의 종식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 속 음악 산업계의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행사 재개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 속의 가요계가 주목한 키워드는 ’온택트‘였다.
당초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 소통으로 시작된 가요계 비대면 소통 붐은 온라인과 언택트를 결합한 온택트(Ontact)로 진화했다. 온라인을 이용해 접속만으로 '안방 1열'에서 콘서트 관람을 제공하는 '온택트 콘서트'는 최근 아이돌 그룹들에게 가장 핫한 콘텐츠다.
무려 75만여 팬을 집결시키며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뜨거운 존재감을 입증했던 방탄소년단의 '방방콘'부터 SM엔터테인먼트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NCT 등과 함께 선보인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유료콘서트 '비욘드 라이브'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온택트' 콘서트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드라이브스루 팬미팅이나 영통팬싸(영상통화 팬사인회) 등도 등장했다. 차를 타고 와 일정 거리를 두고 팬미팅을 하거나 영상통화를 통해 팬사인회를 진행하면서 대면은 줄이면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팬들과의 친밀감을 높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팬미팅이나 영통팬싸(영상통화 팬사인회) 등도 등장했다. 차를 타고 와 일정 거리를 두고 팬미팅을 하거나 영상통화를 통해 팬사인회를 진행하면서 대면은 줄이면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팬들과의 친밀감을 높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컴백을 앞두고 팬들과 만나 신곡을 공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인 팬 쇼케이스 역시 '온택트'가 추세다. 여전히 코로나19의 종식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 속, 온택트 문화를 활용한 보다 다양하고 대중적인 콘텐츠 개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