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기는 정제마진에 정유업계 3분기도 진땀

2020-07-07 21:07
정제마진 다시 마이너스 전환…코로나19 영향 지속
정유사 낮은 공장가동률 이어가며 불황 터널 지나

정유업계가 3분기에도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정제마진이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수요가 오르지 않으면서 실적 회복을 노릴 기회가 요원하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0.5달러/bbl로 2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3월 셋째 주부터 14주 연속 마이너스행진을 이어가다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 0.1달러/bbl로 소폭 회복했지만 다시 주저앉았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이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정유사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수록 손해라는 의미다. 정유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4~5달러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 구간을 탈피하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인한 항공유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등유(항공유) 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다만 록다운(Lockdown) 완화로 휘발유, 경유 수요가 증가하며 마진개선으로 이어져 마이너스폭을 줄였다.

낮은 정제마진이 지속하자 정유업계는 하향 조정했던 공장가동률을 이어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울산 공장 가동률을 80~85%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공장 가동률 수준인 85~90% 수준을 이어간다. 에쓰오일은 2~3분기에 걸쳐 정기보수를 진행, 공장 가동률을 자동 조정할 전망이다.

이미 1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업계는 3분기 역시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원유 매입가가 급락하며 정제마진의 마이너스 폭을 줄이긴 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은 여전하다”며 “하반기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금의 실적 기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각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