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에 정권 명운 달려...당·정, 체감 온도는 달라

2020-07-07 15:00
정부 주도 부동산 대책 약빨 안 먹히자 당·청 독주

"부동산에 정권이 달렸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주도한 수십번(22차례)의 대책이 먹히질 않았고 지지율 하락세가 눈에 보이니까 국회가 나선 것이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국회가 부동산 관련 법안을 쏟아내는 이유에 관해 이처럼 말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리스크가 정권 유지에 부담을 줄 정도로 커졌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까지 진화에 나선 상황까지 연출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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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 집권여당이 과거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빠르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려 한다고 봤다.

정부나 서울시가 급진적인 법률 개정이나 추가 공급대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실무를 담당해야 하는 입장에서 후폭풍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당 입장에서는 더 이상 정부를 믿고 가만둘 수 없는 입장일 것"이라며 "그동안 주장했던 국가 균등발전과 완전 배치된 그린벨트 해제까지 거론할 정도로 급박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에서는 그동안 발표했던 주택공급 방안을 넘어서는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인데, 청와대와 국회에서 요구하니 실무적으로 난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 리얼미터]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월 1주차 기준 49.4%로 집계돼 최근 6주 연속 하락했다. 40%대 지지율은 지난 3월 3주차(49.3%) 이후 15주 만이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불거진 집값 폭등 책임론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청주 집 처분 해프닝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노영민 실장은 지난 2일 청와대 참모진에게 '고위공직자가 모범을 보여 1주택 외에 처분하라'고 권고한 후 자신은 정작 서울 서초구 반포 집을 두고 옛 지역구인 청주 집을 팔기로 해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당·청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지난 3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다주택자 과세·취득세 강화 및 주택 공급확대, 투기소득 환수 대책을 주문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마련한 추가 대책에 관해 "기존 대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반려했고 부동산 대책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을 우려하기도 했다.

현재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취득세 강화 등 부동산 관련 법률개정 방안이 정부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 주도로 발표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여간 부동산 대책을 주도해 왔던 국토부에서는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유세 강화 등 기존에 국회와 논의한 방안 외에 임대사업자 혜택을 몰수하는 소급 입법 등은 위헌 소지가 있어 걱정된다"며 "국회 입법을 정부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너무 급진적인 부분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종 법률 개정안에서 집중적인 대상이 된 주택임대사업자들은 본래 결성하기로 했던 협회 창립 절차를 앞당기고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임대사업자협회(가칭) 발기인 모임 관계자는 "여론몰이로 임대사업자를 없애려는 분위기에서 눈뜨고 당하지 않으려면 협회를 결성해야 이해관계자 협의라도 낄 수 있기에 관련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며 "현재 변호사와 공인중개사 등 인원이 대부분 갖춰진 상태"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이번 주 금요일(10일)에는 감사원 앞에서 국토부 대상으로 한 감사를 청구하는 기자회견도 여는 등 51만명의 임대사업자가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