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이순재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전 매니저 김씨가 두 달간 노동 착취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순재는 즉각 "편파 보도"라고 대응했다. 서로 다른 주장이 오가는 가운데 또 다른 전 매니저 백씨가 "노동 착취는 없었다"라고 입장을 냈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8시 뉴스'에서는 유명 원로 배우의 매니저로 일했다는 김모씨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김 씨는 인터뷰를 통해 두 달 근무하는 동안 주당 평균 55시간을 일했고 추가 수당도 받을 수 없었다며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의 일까지 도맡았다고 주장했다. 4대 보험 등도 가입되지 않아 문제를 제기했고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방송 직후 '유명 원로 배우'로 이순재가 지목됐다. 실명이 언급되자 온·오프라인은 발칵 뒤집어졌다.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원로 배우인 만큼 실망도 컸다는 반응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순재는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통해 "편파 보도"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지나치게 과장된 편파 보도"라며 "두 달가량 근무하는 사이 아내가 3번 정도 개인적인 일을 부탁했고 그 사실을 안 뒤 (아내에게) 주의를 줬다. 그 부분은 김 씨에게도 사과한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4대 보험과 임금 문제도 학원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학원에 이야기를 전달했다며 "'머슴 생활'이라는 표현은 가당치도 않다. 요즘 같은 세상에 매니저를 머슴처럼 부렸다는 말인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할 수 있지만 부풀려진 부분은 7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순재의 해명에도 논란은 식지 않았다. 김씨의 폭로에 대중들의 마음이 돌아설 때 지난 4월까지 약 1년 6개월 간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했다는 백씨가 또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순재와 오래 일했지만 노동 착취는 없었다"는 것이다.

백씨는 30일 자신의 SNS에 "'8시 뉴스' 인터뷰 마지막에 거론된 배우 지망생인 이전 매니저가 저인 것 같아 마음 졸이다 글을 올린다. 저는 그렇게 인터뷰하지 않았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 제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 선생님께 누가 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일했고, 사모님도 많이 예뻐해 주셨다"라고 매니저로 일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연로하신 두 분만 생활 하시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인터넷 주문은 전혀 못 하셔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해드리고 현금을 받았고,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드렸다. 집을 오가며 분리수거를 가끔 해드린 것도 사실이지만, 전혀 노동 착취라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거들었다.

백씨는 지금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을 부탁한 것이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진다며 "제가 먼저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시고 도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또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다.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다"라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