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가볍게 치맥 한잔?"… 반복하다간 심한 통증 찾아온다
2020-06-30 09:43
최홍준 연세건우병원 원장
알콜이 낮다고 큰 염려 안하고 맥주를 마시다가 A씨처럼 통풍성 관절염에 걸리는 케이스는 생각보다 많다. 이유는 '맥주'에 있지 않고 바로 '알코올'에 있다. 알코올에는 요산을 생성하는 '퓨린'이 들어 있는데 이 퓨린 때문에 체내에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 요산이 가시 돌기처럼 변하면서 관절과 관절을 싸는 막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통풍성 관절염'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독 '맥주'가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대명사로 알려져있을까? 최홍준 연세건우병원 원장(족부전문의)은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인 퓨린은 알코올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술 외에도 붉은 고기류, 해산물, 튀긴 음식, 내장 부위, 과당 음료 등에도 함유량이 높다"며 "맥주는 보통 치킨 같은 튀김류랑 같이 먹기 때문에 요산 생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풍성 관절염은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질병으로 유명하다. 특히 엄지발가락 통증이 심한데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요산이 엄지발가락에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목이나 무릎 등이 빨갛게 붓고 스치기만 해도 심하게 아픈 것이 통풍성 관절염의 특징이다.
통풍성 관절염은 젊은 사람보단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최근 20~3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40대 이상이다. 최 원장은 "통풍성 관절염은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관절 파괴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병은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7440명, 여성 환자는 3만 3513명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전체의 92%가 남성 환자인데 이토록 남성환자가 많은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음주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통풍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 원장은 "생활습관 개선이 제일 중요하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장(염통·간·콩팥 등), 과당이 많은 콘 시럽(corn syrup)이 함유된 음료수나 육류, 해산물(등푸른 생선·조개), 천연과일주스, 설탕, 단 음료와 디저트, 소금 등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과 채소, 적당한 운동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운동을 할 때도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요산 배설이 감소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고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등산, 수영, 산책하기 등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