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2006~2020) 완결…조석 작가 "고마워요" [소감문 전문]

2020-06-30 09:06

 

[사진=조석 마음의 소리 작가 인스타그램]



한국 웹툰 1세대 '마음의 소리'가 1229화로 막을 내렸다. 2006년 9월 첫 연재 이후 13년 9개월 만이다.

조석 마음의 소리 작가는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음의 소리 마지막 회 콘티' 사진을 올리면서 "이날이 오긴 오네"라는 글을 써 완결을 예고했다.

마음의 소리는 누적 조회 수 70억 건, 누적 댓글 수 1500만 건에 달하는 최장수 웹툰으로 서울 은평구에 사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마음의 소리는 지난 2017년 대한민국 만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만화 영역의 확장, 높은 대중성, 성실성 등 여러 면에서 뚜렷한 거뒀으며, 우리나라 만화사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마음의 소리는 조석 작가가 2018년 7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건강상의 이유로 약 5개월간 휴재를 가진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작품을 연재해왔다.

한편 조석인 이날 인스타를 통해 "감사했습니다. 다 그리게 해줘서 고마워요"라는 글과 함께 '마음의 소리 마지막 회'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아래는 마음의소리 1229. 마지막화에 올라온 조석 작가 소감문 전문

안녕하세요 마음의 소리 작가 조석입니다. 1년전 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의 소리가 안 웃기다'

이 만화를 완결해야 할 때가 왔구나. 앞으로도 계속 웹툰을 그리려면 바뀌어야 하는구나. 또 다른 만화를 그릴 생각에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그 전에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해볼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딱 1년만 내가 할 수 있는걸 전부 다 해보고 그렇게 해서도 나아지지 않으면 완결을 해야겠다. 그러다 보니 1년이 지났고 이 시점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이 만화 다 그린 거구나.

신기했습니다. 평생 그리고 싶었는데 다 그렸단 기분이 들다니. 이런 개그 만화가 그렇지만 끝이 언제인지, 어떤 완결을 내야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늘 이 만화의 끝을 상상할 땐 슬프거나 섭섭하거나 화가 나거나 우울할 거라 생각했는데 ‘다 그렸어’라는 생각이 들다니 전 정말 운이 좋네요.

개그 만화를 그리며 배운 게 있습니다. 남을 웃기려고 그렸고 그래서 웃으면 모두 행복하지만 웃기지 못하면 누군가를 화나게 할 수도 있단 걸요. 웃어준 모든 독자분들께 고맙고 화가 났던 분들에겐 미안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웹툰 하나를 14년이나 꽉 채워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 기분을 항상 되새기면서 다른 웹툰도 열심히 그리겠습니다. 그리고 은퇴가 아니니 제발 너무 절절하게 굿바이 좀 하지 마세요. 그러다 못 돌아오면 어떡하려고 그럽니까.

정말 눈치 없네. 마음의 소리로 여기까지 올 수 있게 이끌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