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우리의 진짜 경쟁자는 ‘나이키’”

2020-06-29 13:52
일상이 게임이 되는 '게이미피케이션' 강조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게임 공동 창업... 전국 PC방 돌며 관리 SW 팔아
카카오게임즈 올해 상장 준비... 카카오 계열사 중 최초

게임회사의 경쟁 상대로 다른 게임사나 콘텐츠 기업이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카카오게임즈를 이끄는 남궁훈 대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경쟁사로 꼽았다. 나이키의 스포츠 의류나 신발 제품을 전 세계 사람들이 평상시나 운동할 때 즐겨 착용하는데,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비전인 ‘일상을 즐겁게 하는 게임회사’와 방향성이 똑같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게임즈는 놀이와 생활, 게임이 구분되지 않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초점을 둔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남궁훈 대표는 지난 28일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이키와 같은 아웃도어 회사를 경쟁사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건 일상 속 모든 것들이 게임이 되는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다양한 영역에 게임을 연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례로 도미노피자는 모바일 DIY 주문 서비스 앱 ‘마이키친’을 통해 3D로 피자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앱을 통해 직접 도우와 토핑, 소스 같은 재료를 고르고 피자 사이즈도 선택할 수 있다. 피자 주문과 게임이 접목된 것이다. 남궁 대표는 이를 두고 "진정한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나이키코리아와 손잡고 선보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를 설립했다. 라이프엠엠오는 위치 정보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기업으로, 현재 PC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키에이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규 모바일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를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실생활 지역 정보가 포함된 맵 데이터를 게임 내에서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맵 게이밍 플랫폼(Map Gaming Platform)’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1998년에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을 창업한 멤버로 알려져 있다. 당시 남궁 대표는 김 의장이 운영하는 PC방 한편에서 동고동락했다. 그는 전국 PC방을 돌며 개발자들이 만든 PC방 관리 시스템을 팔아 2억여원의 매출을 올려 한게임 창업에 기여했다.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한게임은 네이버와 합병을 거쳐 NHN으로 사명을 바꿨다. 남궁 대표는 이후 NHN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 NHN 인도네시아 법인 총괄, NHN USA 대표를 역임했다.

2008년 김 의장이 NHN을 퇴사하고 카카오를 창업하면서 남궁 대표와의 인연은 잠시 멈췄으나, 2015년 카카오가 남궁 대표가 이끄는 게임 퍼블리싱 기업 ‘엔진’을 인수하면서 재결합했다. 엔진은 카카오와 포털 다음의 게임 사업이 합쳐지면서 2017년 ‘카카오게임즈’로 새출발했고, 남궁 대표와 조계현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로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출범 4년여 만에 카카오 매출의 10% 이상을 책임지는 계열사로 성장했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카카오게임즈가 IPO에 성공하면 카카오 계열사 중 최초로 상장한 기업이 된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