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탈북민 단체 대북전단 살포, 왜 문제인가요?
2020-06-26 00:05
통일부, 北 반발에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제정 중
정부 경고에도 탈북민 단체, 22일 밤 전단 살포
정부 경고에도 탈북민 단체, 22일 밤 전단 살포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일명 '삐라' 살포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대북전단 살포를 막지 않는 남측 정부를 향해 "각오하라"며 엄포를 놨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응징으로 지난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Q. 탈북민 단체, 대북전단을 왜 뿌리나요?
대표적인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시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혔는데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6·25 참상의 진실' 전단 50만장과 '진짜 용 된 나라 대한민국'이란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풍선에 담아 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Q. 대북전단에는 어떤 내용이 적혔나요?
A.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가 북측을 향해 살포하는 대북전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비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제작한 대북전단에는 특히 '형님을 살해한 악마', '인간백정' 등 지난 2017년 2월 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당한 사건을 암시하는 등 북한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최고 존엄에 대한 비난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또 다른 탈북민 단체인 '큰샘'은 대북전단보다도 쌀이나 구충제 등을 페트병에 담아 북한에 공급해왔습니다.
Q. 북한은 어떤 입장인가요?
A. 북한은 대북전단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4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스스로 화를 청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김 제1부부장의 엄포가 있고 나서 9일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하고 16일 개성에 위치한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도 했죠.
급기야 북한군은 지난 17일 구체적인 군사행동계획을 세워 중앙군사위의 승인을 받겠다고 주장하고, 지난 주말 확성기 설치 및 전단 준비 사실을 공개하며 중앙군사위 승인을 기정사실로 했습니다.
Q.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A. 정부는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발표된 직후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4일 "이행 차원에서 이전부터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김 제1부부장의 담화문 때문에만 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동시에 지난 11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남북교류협력법 및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법인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한 상태인데요.
Q.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도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에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북한은 한국 정부를 존중하지 않는데 담화 후 통일부가 법적으로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 보겠다는 입장을 서둘러 내놓은 것은 터무니없다"며 "한국 정부가 (대북) 전략을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로버트슨 부국장은 또 "전단 살포는 무해한 활동"이라며 "통일부가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엄중 단속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