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오른 비율의 두 배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3년(2017년 5월∼2020년 5월)간 서울 아파트 중윗값은 한 채당 3억1400만원(52%) 폭등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KB주택가격 동향(2008년 12월 자료부터 제공)과 한국은행,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를 바탕으로 각 정권 출범 첫 달과 마지막 달의 서울 아파트 중윗값을 산출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2008년 12월∼2013년 2월)에서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500만원 하락(-3%)했고,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는 1억3400만원(29%) 올라 두 정권에 걸쳐 26%의 상승률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2017년 5월~2020년 5월) 서울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00만원에서 9억2000만원으로 무려 3년만에 3억1400만원 올라 52%의 증감률을 보였다.

전국 아파트의 중윗값 상승률은 이명박 정부 때 2억26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6%, 박근혜 정부 때 2억4000만원에서 3억500만원으로 2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에는는 3억600만원에서 3억6800만원으로 20% 증가했다.

각 정권 때 최저임금으로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중위가격 기준)을 따져보면 정권 말 기준으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각각 38년과 37년이 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 때보다 더 길어진 4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하며 3년간 최저임금을 가장 많이 인상했으나 서울 아파트값이 3억원 넘게 오르는 바람에 최저임금으로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저소득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일은 전임 정부 때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4분기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구가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문재인 정부 임기 초의 41년에서 작년 말 72년으로 31년이나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임기 초 48년에서 임기 말 35년으로 13년 줄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35년에서 41년으로 6년 늘었다.

반면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 가구를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을 때 서울 아파트 구매에 걸리는 시간은 이명박 정부(임기 초 7년→임기 말 6년), 박근혜 정부(6년→7년), 문재인 정부(8년→10년)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경실련은 "소득 1분위와 5분위가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의 차이는 임기 말 기준 이명박 정부에서 29년, 박근혜 정부에서 34년이었으나 문재인 정부(2019년 12월 기준)에서는 62년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