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테마주' 줌 255%·모더나 278%↑..."코로나 덕 본 기업, 어디?"

2020-06-22 13:55
FT 시총 분석서도 드러난 '만스닥 시대'...아마존, 시총 487조 폭등
中 텐센트 등 23곳, 韓 삼바 31위 등 3곳, 日 3곳...난세 속 대약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급변하는 가운데,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항공업의 위기는 커지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초부터 지난 17일까지 시가총액이 증가한 전 세계 상장기업을 집계해 '팬데믹에서도 번영한 기업 100곳'을 선정했다. 조사 결과 인터넷 쇼핑·IT(정보·통신기술)·바이오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시대는 '만스닥 시대'...'MAGA+T' 대약진

FT는 올해 5개월간 시총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을 꼽았다. 이 기간 아마존의 시총은 4011억 달러(약 486조7349억원, 43.8%) 증가했다.

미국 등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령 때문에 외출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온라인 상거래에 의존해 생활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주문과 배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감원하는 와중에도 아마존은 17만5000명을 신규 채용했고, 이 중 70%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아마존은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설비로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관측되지만, 투자자들은 아마존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2번째로 시총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와 원격근무 솔루선의 성공으로 같은 기간 2699억 달러의 시총이 증가했다.

MS가 선보인 원격 협업 도구인 '팀스'는 하루 최대 7500만명이 사용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작년 말 2000만명에서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는 아마존의 AWS에 이어 세계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1조5000억 달러(약 1820조원)를 돌파한 미국 최고 시총 기업인 애플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애플스토어 폐쇄와 아이폰 판매세 저조에도 팬데믹 기간 동안 2191억 달러의 시총이 늘어났다.

나스닥지수 1만 고지 돌파와 함께 한 주당 주가도 1000달러를 돌파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시총은 지난 5개월 동안 143.8%나 급증한 108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초 테슬라 시총은 1901억2000만 달러(약 229조원)까지 치솟으며 자동차 업계 시총 1위였던 일본 도요타(1823억 달러)를 제치기도 했다.

중국 텐센트는 같은 기간 930억 달러의 시총이 증가하며 5위를 기록해 미국 국적 외 기업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페이스북(857억 달러) △엔비디아 833억 달러 △알파벳(구글) 681억 달러 △페이팔 654억 달러 △T모바일(미국) 597억 달러 등이 10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트렌드 주식으로 꼽혔던 '언택트'(비대면) 기술주와 바이오·제약주에서 화상회의 서비스 줌(15위, 480억 달러)과 생명공학 기업 모더나 퓨리어틱스(36위, 181억 달러)의 주가는 각각 255.1%와 277.6%나 급등했다.

이 외에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12위, 551억 달러, 38.9%)와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77위, 104억 달러, 38.8%), 유력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79위, 103억 달러, 12.5%) 등이 순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약진한 기업 분야.[자료=파이낸셜타임스(FT)]

코로나 난국에서도 선전한 한·중·일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이 전체 100곳 중 47개를 차지했고, 중국이 총 23곳으로 뒤를 이었다.

텐센트뿐만 아니라 핀둬둬(11위), 징둥닷컴(16위), 알리바바(22위)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음식배달 서비스로 시작해 병원·웨딩 예약 등으로 공격적으로 업종을 확대하며 주목받은 메이퇀뎬핑(13위)와 중국 대표 증류주인 마오타이를 생산하는 구이저우마오타이(20위)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와 일본은 각각 3곳을 100위권에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0억 달러)는 31위로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았다. 매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업체 비르바이오테크놀로지와 코로나19 항체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고, GSK에 대규모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72위에 오른 셀트리온(108억 달러)은 자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수출 호재와 일본 경쟁사 다케다제약 인수까지 겹쳤다.

88위 LG화학(93억 달러)은 올 1분기 경쟁업체인 중국의 CATL과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점유율 1위에 등극한 점이 작용했다. FT는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3월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110% 이상 상승하며 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제약사인 추가이제약(21위, 339억 달러)과 다이이치 산쿄(68위, 112억 달러), 정밀 제어 계측기 제조사 키엔스(48위, 146억 달러) 등 3곳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집계한 '팬데믹에서도 번영한 기업 100곳'.[자료=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