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일전선부 "남북합의는 이미 '휴지장'…대남삐라 살포 변경 없다"

2020-06-21 07:45
통전부 대변인 담화 발표 "남조선 '역지사지' 입장 똑같이 당해봐야"
전날 통일부 "대남전단 살포 중단 촉구" 반박…"남북관계 이미 깨져"

북한은 남북 정상 간의 ‘남북합의’가 이미 휴지장이 됐다면 대남삐라(전단) 살포 투쟁 계획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2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대변인은 전날 담화 발표를 통해 “삐라(전단)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 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통전부 대변인의 담화는 통일부가 전날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 중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이후 공개됐다.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앞서 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전날 각지에서 대북전단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단을 인쇄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전단 더미 위에 꽁초와 담뱃재, 머리카락 등을 뿌린 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의 이런 행위는 남북 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남북 사이의 잘못된 관행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조치”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 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통전부는 “위반이요 뭐요 하는 때늦은 원칙성을 들고나오기 전에 북남 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달며 누가 먼저 무엇을 감행했고 묵인했으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던가를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대남삐라 살포 투쟁이 인민들의 의사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언급하며, 계획 수행 의사를 재차 드러냈다. 대변인은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 있는 대남보복 전단 살포 투쟁은 그 어떤 합의나 원칙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재삼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아울러 남북 합의를 ‘휴지장’이라고 표현하며 더 언급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대변인은 “이제는 휴지장이 되어버린 합의에 대하여 남조선당국은 더 논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이 늘상 입에 달고 사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똑같이 한번 제대로 당해보아야 우리가 느끼는 혐오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것이 얼마나 기분 더러운 것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통전부 대변인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2면에 ‘대남 삐라(전단)’ 뭉치와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전단을 인쇄·정리하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