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허브 홍콩 신뢰 하락...한국은 기회"

2020-06-20 05:00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신뢰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자본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 금융 지위를 높일 기회라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9일 '홍콩의 비즈니스허브 기능 위축 가능성 및 영향' 보고서를 통해 "홍콩의 특별대우를 폐지하더라도 홍콩의 국제 금융허브 지위는 장기간 구축해온 시스템으로 당장 소멸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낮아지면서 "기업·자본·인력 이탈 현상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보안법으로 홍콩 내 반중국 시위가 장기화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미국 제재로 인해 외국기업의 근거지로서 홍콩 매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내륙 도시를 홍콩을 대체할 만한 금융허브로 육성하면서, 홍콩의 무역·물류·금융 기능이 상하이·싱가포르 등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홍콩의 금융허브 순위는 지난해 세계 3위에서 올해 1분기 6위로 떨어졌다.

자본이탈은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4월 싱가포르의 외화예금은 지난해 6월 말 대비 28.7% 급증했다. 올해 들어 홍콩인들의 해외계좌 개설 문의가 30%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홍콩 내 자본이 대거 싱가포르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보안법 이후 지난해 대만으로의 이주 신청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배 급증하는 등 인력도 해외로 빠지는 추세다.

국제금융센터는 "우리나라의 금융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기회요인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센터는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은 수출 및 자금조달 위축 등 홍콩발 불안에 대비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쟁국에 비해 뒤처진 금융허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금융특구 육성 등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