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도 없이 OUT"…단물 빠진 비정규직 지점장 해고 한 보험사 "빈축"
2020-06-18 16:30
오늘 법원서 보험사 상대로 '퇴직금 청구' 소송 기자회견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에서 오렌지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 지점장을 포함해 사업가형 생명보험사 설계사 지점장 등 총 3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첫 번째 피해자 기자회견을 담당한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업가형 보험설계사 지점장 최규철씨는 "오렌지라이프생명의 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책임을 지고 하루 빨리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최 씨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생명 출신 사업가형 지점장들은 출퇴근 시간 통제, 집합, 무리한 실적 압박, 보험설계사 교육 등 정규직보다 더한 회사 지시 업무를 묵묵히 수행했으나, 회사는 지점장들이 보험설계사 신분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번복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제41민사부는 “회사 지휘 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회사가 퇴직금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최 씨 등은 이에 반발해 현재 항소를 진행 중이다. 항소 이유는 같은 신분의 타사 사업가형 지점장들에게 보험사가 퇴직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018년 8월 한화생명의 ‘사업가형 보험설계사 지점장’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다는 판정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2심은 지난 2018년 12월 한화손해보험 출신 사업가형 지점장 9명 지점장들에게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최규철 씨 등은 "보험사들은 무늬만 개인사업자인 사업가형 지점장들의 노동자로서 성격을 인정하고,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규철 씨 외, 박동열 미래에셋생명 보험설계사 지점장, 류광민 메트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 지점장도 유사한 이유로 보험사를 상대로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한화생명 황상훈 보험설계사 지점장은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황 지점장은 "보험설계사 위촉 계약서를 쓸 당시 회사 측에서는 분명 3개월만 영업하면 이후 정규직이 된다고 약속했는데 계속 계약직 신분을 유지했고, 부당함을 회사에 알렸으나 추후 내용증명서를 보내 해고 통지를 했다"고 호소했다.
현재 황상훈 지점장과 같은 신분의 보험설계사 지점장은 한화생명에 20~3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정규 공채 신분의 보험설계사 지점장 580명과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또, 한화생명은 부당 해고 이후에도 '사업가형' 신분의 보험설계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