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경제, 팬데믹에 '와르르'...9년간의 경기 확장세 마감

2020-06-18 16:40
뉴질랜드 1분기 GDP 전분기대비 1.6%↓…29년래 최악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 청정국' 뉴질랜드 경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앞에 무너지며 9년간의 경기 확장세를 마감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확장세를 마감하고 국내총생산(GDP)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침체에 빠졌다.

쪼그라든 경제는 이날 뉴질랜드 통계청이 발표한 GDP를 통해 확인된다. 뉴질랜드의 올해 1분기(1~3월) GDP는 전분기(2019년 4분기)보다 1.6%(계절 조정치) 줄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시장 예상치(-1.0%)를 크게 밑돈 것이다. 뉴질랜드 통계청은 1분기 GDP 감소 폭이 29년래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그래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캡처]


앞서 뉴질랜드는 주저앉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속속 대안을 내놨다. 지난 3월,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1%에서 0.25%로 0.75%p 긴급 인하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우리의 금융시스템은 강력한 자본과 유동성 완충을 지니고 있어 건강하다"면서도 "코로나19 충격으로 중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긴급하게 내린 금리 수준이 최소 내년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정부 역시 내수 회복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약속했으며, 중앙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시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세계 경제학자들은 뉴질랜드 경제가 2분기에는 무려 19%까지 위축될 것이라며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발 침체 심각성을 예측해 가계가 지출을 더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늘길까지 막히면서 국제 여행이 사실상 중단돼 관광업, 서비스업 등에서 타격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이번 분기 GDP는 여행 제한 조치와 정부의 경제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 활동이 광범위하게 축소됐음을 보여준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에 코로나19까지 가세하며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뉴질랜드달러는 GDP가 발표된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현재(한국시간 18일 오후 3시 40분 기준) 뉴질랜드달러-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08달러(0.12%) 하락한 0.6448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3개월 간 뉴질랜드달러-달러 환율 [그래프=인베스팅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