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KAI 사장, ‘위기 시대 우군 늘려라’... 상생 비즈니스 주목

2020-06-17 15:56

KAI, 경찰청에 국산헬기 수리온 3대 인도…상반기 임무 투입 (서울=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경찰청에 인도한 수리온 기반 경찰헬기 '참수리' [사진=연합뉴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상생’을 키워드로 비즈니스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에어쇼 등 항공 방위산업업체의 주요 거래장이 사라지면서 묘수를 꺼내든 것이다. 이를 통해 소원해진 잠재 고객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어려워진 협력사들을 지원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필리핀 등 주요 수출국 외교 관계자 본사 초청해 수리온 소개
KAI는 17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경남도, 산업인력공단과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지원을 위한 상호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에게 항공기 생산 현장 견학, 지역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2004년 도입된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 등이 합법적으로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상 국가는 필리핀, 베트남, 중국 등 16개국이다.

이날 KAI는 행사에 참여한 고용허가제 가입국 대사 및 외교 관계자들에게 국산 헬기인 ‘참수리’에 탑승, 성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더불어 주력 제품과 회사 역량의 소개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참수리는 KAI가 국산 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개발한 경찰 헬기다.

중소기업과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동시에 해외 잠재 고객에게 대표적인 제품을 소개할 자리를 가진 셈이다. KAI는 필리핀, 태국 등 이날 초청된 나라 대부분 나라에 주력 제품인 기본훈련기 ‘KT-1’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을 수출하고 있다.

안 사장도 이날 “이번 협약식은 향후 국가 간 새로운 협력 비전을 제시하고 외교 관계 강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 국가의 눈높이에 맞춘 항공기 개발과 생산, 후속지원으로 각국의 항공기 운영과 국방력 증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우주산업 전부문의 강화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KAI 제품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안 사장 수출 확대 주력... ‘코로나19로 난관 봉착’
지난해 9월 KAI의 수장으로 취임한 안 사장은 사내에 수출활성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 정도로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 거래처를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년 같았으면 거래처 확대를 위해 세계 곳곳을 누볐을 테지만, 하늘길이 닫히면서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꼼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열렸던 싱가포르 창이 전시센터에서 열렸던 ‘2020 싱가포르 에어쇼’에서도 부스를 차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KAI가 행사를 추진한 또 하나의 이유다.

이봉근 KAI 수출담당 상무도 “면대면 마케팅이 어려워 수출 확대에 애로가 있다”며 “다만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주요 국가들에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부문에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과도 상생을 키워드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KAI는 지난달에도 중소협력사를 위한 상생협력기금 100억원을 출연했다. 상생협력기금은 20여개 중소협력사를 대상으로 항공산업 제조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신기술과 원가 절감 공정 개발, 근무환경 개선 등에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KAI는 올해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중소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1월부터 협력사의 경영 개선을 위해 100억원의 단가 인상을 시행한 데 이어 협력사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긴급 경영 안정화 자금을 50억원에서 100억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경남 상생자금 2차 지원 사업과 연계한 운전자금 200억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KAI는 코로나19에도 준수한 실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KAI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82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61억원으로 97.9% 급증했다. 2분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