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남북 관계 속 '여행객 1만명 北으로 보내자'?

2020-06-16 10:03

북한의 강도 높은 대남 비난 공세로 남북 관계에 냉기가 도는 가운데 국내의 한 단체가 북한으로 1만명을 여행 보내겠다는 제안을 통일부에 전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평화여행2020'(이하 평화여행)은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이 되는 2021년 4월 27일 전까지 '북한 원산·갈마 국제관광지구에 우리 국민 1만명을 여행 보내겠다'는 설립 취지로 올해 초 출범한 시민 단체이다. 한완상 전 부총리가 고문으로 있고, 배우 문성근씨와 영화감독 김조광수씨 등 진보 성향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평화여행은 어제(15일) 우리 국민의 북한 여행을 제안하는 대북(對北) 통지문을 통일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평화여행2020 페이스북 캡쳐]


평화여행은 이날 발기인 207인 명의로 작성된 통지문에서 "누군가는 계속 두드려서 꽉 막힌 남북 관계에 화해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 북한 여행을 북측에 제안했다. 6월 15일부터 내년 4월 26일까지 북측이 관광지로 개발 중인 원산·갈마 해안지구, 양덕 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백두산) 지구 등을 200~500명씩 2박 3일 또는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한다는 내용이다. 평화여행은 올해 초 발기인을 모집하면서 참가비로 100만원을 받았으며, 관광객 운송 방법에 대해서는 "남측 공항에서 북측 공항으로 공해상을 경유하는 항공기 또는 선박을 이용할 수 있고, 육로를 통한 버스·철도 이송 등도 협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평화여행 측은 "현재 남과 북의 평화로운 발길을 막고 있는 여러 제약 조건을 넘어 북녘 여행의 길을 반드시 찾아서 열어젖힐 것"이라며 "간절한 평화 염원과 뜨거운 동포애로 모든 장벽을 함께 헤쳐나가자"고 했다. 이어 "코로나 국면에서도 상호 간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남이 어렵다면 문서나 인터넷을 통한 협의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북한이 이미 연락사무소를 무기한 폐쇄하면서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발언 등으로 연락사무소의 물리적 폭파까지 시사한 상황에서 이같은 제안이 실제로 북측에 전달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