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거세진 대남 공세에 한반도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 남·북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입에 눈길이 쏠릴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6·15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저녁에는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개최되는 ‘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북한의 잇따른 대남 비난으로 남·북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대북정책 주무부처의 수장인 김 장관이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입을 통해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각에선 전날 통일부가 내놓은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통일부는 김 제1부부장의 군사도발 예고 담화에 대해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남과 북은 남·북 간 모든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장관은 그동안 북한의 무시·비난 속에도 파주 남북산림협력센터, 한강하구,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 파주 철거 감시초소(GP) 등을 둘러보며 독자적인 남북협력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북한이탈주민(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계기로 대남(對南) 업무를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비롯해 남·북 간 통신연결선을 모두 차단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3일에는 대남업무 총괄 담당으로 자리 잡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대적행동 행사권을 군으로 넘기겠다고 선언,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는 남측의 단독 행사로 이뤄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를 북한과 함께 공동으로 개최, 남·북 간 공간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속된 남·북 관계 교착 국면 속 북한의 ‘무반응’으로 공동행사는 무산됐다.

통일부는 이번 20주년 기념행사를 정부 주도의 일회성 기념행사가 아닌 전국 단위 시민 참여 행사로 기획하고 ‘평화가 온다’라는 기념행사를 지난 1일부터 진행했다. 

한편 통일부는 전날 현재 남·북 관계 상황을 고려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정부 기념식 규모를 최대한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