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車업계 살리자'... 완성차 대표 한자리에 “속도가 관건”

2020-06-11 15:51

박종원 경남 부지사(왼쪽부터), 조인철 광주 부시장, 이승호 대구 부시장,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우범기 전북 부지사, 최장혁 인천 부시장, 박성훈 부산 부시장이 협약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가 정부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자동차 부품업계를 지원한다. 특히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그룹 100억원, 한국지엠(GM)이 40억원을 각각 지원해 차 부품업계와 상생협력에 나서기로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부품업계가 쓰러지면 차업계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이후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부품업계도 평균 가동률이 60% 수준까지 떨어지며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해외 수출은 반토막 났고, 자동차 부품사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도 40%가량 급감했다. 특히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6월에도 휴업을 이어갈 예정인만큼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자동차업계에 현대차그룹, 한국지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자동차 부품 업계 지원을 위한 상생특별보증' 협약식을 개최하고 부품업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차그룹 100억원, 한국지엠 40억원, 정부와 지자체가 295억원을 지원해 총 4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도 4~5월 해외 판매가 53% 줄었고, 해외 공장도 멈춰선 상태"라며 "하지만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 사장은 "2월 협력업체를 위해 1조원을 긴급지원했고 이달에는 판매 대리점에 557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다"며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가겠다"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중기부의 10번째 자상한기업(자발적 상생협력기업)에 선정돼 자동차 부품산업 지원, 스타트업과 자동차 부품업계의 연결을 위한 협력 등도 적극 추진해 오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부품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천 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부품사의 어려움에 적극 공감하고 힘을 보태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도 전부 어렵지만 한국 부품협력사들의 공헌도가 크기 때문에 흔쾌히 동참을 했다"며 "글로벌지엠에서도 한국협력사들에게 우수협력체 상을 줄 정도로 국내부품사들의 기여도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성된 기금의 지원대상은 완성차 업계, 지역별 기술보증기금 영업점 등이 추천해 기업이다. 1~3차 협력업체 중 자산규모 1000억원 이하, 상시 근로자 1000명 이하의 부품기업에 해당한다.

특히 정부와 차업계는 신속한 자금 지원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의 이사장은 "당장 부도가 나기 일보 직전인 기업이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기업에겐 현금 유동성 지원의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부터 이어진 경영위기로 인해 당장 문을 닫을 상황까지 처한 부품사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의 2차 협력사 금호에이치티,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협력사인 대한칼소닉이 등이 최근 지속된 적자로 인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내장재 제조업체 아성프라텍, 자동차용 탄소브러시업체 에이브이오(AVO)카본코리아 역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지원은 해당 기업의 업력, 기술역량, 납품기업 확보 여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그동안 신용등급 등으로 대출이 어려웠던 기업들을 돕기 위한 취지다. 지원규모는 기업 당 지원금액은 연간 매출액의 25~33% 수준이다. 지원한도는 운전자금의 경우 최대 30억원, 시설자금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한다. 다만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은 운전 50억원, 우수기술기업은 운전 70억원 이내 지원이 가능하다.

이번 보증 프로그램은 6월 18일부터 전국 기술보증기금 영업점에 상담 및 신청할 수 있고, 신청기업들은 서류 등을 제출한 후 약 일주일 간 심사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받는다. 은행 및 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기보 자체적으로 보증료의 0.3%p를 감면하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으면 추가로 0.2%p를 감면받아 최대 0.5%p까지 보증료를 감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