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부진·베트남 공세 이중고…철강사 하반기도 용광로 멈출판

2020-06-10 08:22
2분기 성적 전년대비 하락…코로나19로 전방산업 부진 영향
중국 수요 증가 기대감 하락·베트남 고로 증설로 환경 악화

현대제철 제철소에서 생산 중인 철강제품 [사진=현대제철 제공]


코로나19로 예견된 수요 부진 속에서 철강업계의 2분기 성적표가 좋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전방산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력 수출시장에 속한 베트남의 공격적 고로 증설로 하반기에도 실적을 반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방산업 악화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포스코의 2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 14조원, 영업이익 1954억원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13.7%, 81.7% 각각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매출액 4조4000억원, 영업적자 266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했을 때 20.4%, 0.6% 낮다. 세아베스틸의 2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 6809억원, 영업적자 6억원으로 전년대비 13.9%, 0.1% 각각 하락할 전망이다.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은 판매량 감소 때문이다. 철강산업의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타격이 큰 편인데다 단기적으로 더 큰 가동률 조정이 있어 재고조정이 불가피했다.

실제 업계에선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요감소폭에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과 광양 3고로의 설비가동을 중단했다. 당초 예정돼 있던 고로 개보수, 열연공장 보수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세가 더욱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도 지난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의 가동을 15년 만에 중단했다.

문제는 철강 수출시장의 공급과잉으로 하반기에도 실적을 반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주력 수출시장에 해당하는 아세안, 북미, 중동, 아프리카의 철강 수급구조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아세안에 속한 베트남의 공격적 고로 증설이 예정돼 있어 철강 수출시장 경쟁강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 계획도 전통방식이 아닌 데이터 센터, 전기차 충전시설과 같은 신성장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로 철강 수요를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방산업 둔화가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수요감소에 대응하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반등 역시 앞으로의 환경을 쉽게 예상하기 힘들어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