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 선 이재용 부회장···삼성그룹株 혼조세

2020-06-08 20:2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기로에 선 8일 증시에서 삼성그룹 관련주들이 혼조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 여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단기 변동성 확대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600원(1.08%) 내린 5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함께 상승 출발하며 장 중 한때 1.80% 이상 올랐으나 이 부회장이 법원에 출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0.15% 하락한 66만4000원을 기록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삼성그룹주에 속한 다른 종목들의 경우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기(-1.14%)와 삼성카드(-0.16%)는 하락한 반면 삼성SDI(1.08%)와 삼성물산(1.34%), 삼성생명(0.40%)은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삼성그룹 내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기업별로 업황과 전망에 따라 주가 상승 동력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대규모 수주계약 소식이 전해진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날 3.86%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역시 단기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3년 전 이 부회장의 구속 당시에도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는 길지 않았다. 2017년 2월 삼성전자 주가는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180만원 선까지 하락했으나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엔 오히려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일부 종목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가 출렁이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주가 흐름이 비슷한 삼성물산 등 일부 삼성그룹주의 경우 검찰의 영장 청구를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대해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배당 재원 대부분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주가 동조화 현상의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