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송금 한도 확대에 ‘기대감’

2020-06-04 16:56
건당 수수료 3000~5000원 … 은행보다 저렴해 강점

정부가 카드사의 해외송금 금액을 확대해 주기로 하면서 카드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송금 서비스가 카드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외환서비스 혁신 방안의 하나로 카드사의 해외송금 업무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해 카드사에 해외송금업을 허용해주면서 한도를 건당 5000달러(약608만원), 고객 당 연간 5만달러(약6000만원) 이내로 제한했다. 은행은 해외송금액 제한이 없다.

앞으로는 카드사도 소액해외송금업자가 외국 협력사에 사전 예치하는 거액의 정산 자금도 송금할 수 있다.

소액해외송금업자는 해외에서 고객이 송금한 돈을 찾을 수 있도록 외국 협력사에 송금액 정산을 해야 한다. 그동안 카드사의 한도가 제한돼 있어서 업자들이 카드사를 통해서는 정산을 할 수 없었으나 가능해진 것이다.

카드업계는 이번 조치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해외송금 금액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 해외송금 서비스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현재 7개 카드사 중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가 해외송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지난 2018년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현재는 개편 작업 중이다.

카드사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건당 3000원~5000원 정도로 은행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다. 기존 은행 스위프트 망을 활용한 외화송금 대비 전신료, 중개 수수료, 수취 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의 해외송금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7억2000만달러(10조 6471억원)에서 2018년 134억달러(16조 3614억원)로 증가했다.

다만 카드사는 지난해부터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카드사가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워 해외송금 시장에서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해외송금 수수료가 낮아졌다”면서 “이처럼 이번 업무 영역 확대로 업권간 경쟁이 촉진되고, 카드사도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