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특수 ‘끝’… 추락하는 MB필터 값

2020-06-04 15:20
마스크제조 기계 값도 하락… 업계는 ‘구조조정’ 중
코로나19 확산 진정세로 마스크 수요 감소
中 당국 마스크 원자재·생산설비 관리 감독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만8000위안→75만 위안→25만 위안’

마스크 필수 원자재 멜트블론 부직포(MB필터)의 중국 내 가격(1t당) 변화다. 우리 돈으로 300만원 수준이었던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1억3000만원 수준까지 폭등했다가 다시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중국 마스크 원자재, 생산 장비 가격이 하행부 롤러코스터를 탄 모습이다.

4일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99등급 MB필터의 1t당 가격은 지난달 15일까진 65만 위안이었다. 그런데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40만 위안으로 떨어지더니 또 다시 일주일 만에 25만 위안이 됐다. 불과 2주일 사이 가격이 절반 이상 뚝 떨어진 것이다.

마스크제조 기계 값도 마찬가지다. 위다, 탑스타 등 유명 브랜드의 기계 가격은 1대당 50만 위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브랜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대당 20만 위안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하락세는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들면서다. 지난 5월 25일 이후 해외 역유입 사례를 제외한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일째 0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t당 40만 위안까지 치솟았던 80등급 MB필터 가격은 몇 천 위안대로 쪼그라들었지만, 주문이 거의 없다고 21세기경제보는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방역용품 관리감독 강화도 마스크 원자재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실 중국에서 MB필터와 마스크 기계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마스크 제조업체의 폭증 탓도 있었다. 마스크 생산이 ‘돈 찍어내는 기계’가 돼 버리면서 2~3월 사이 문을 연 마스크 생산업체만 무려 8950곳이었다.

이로 인해 MB필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결국 당국은 칼을 빼 들었다. 중국 감독 당국은 지난 4월 혼란한 부직포 시장에서 폭리와 다른 불법 활동의 단속을 강화했고, 부당 이득을 챙기는 업자들에 처벌을 경고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장쑤성 당국은 제대로 된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고 마스크 제조업에 뛰어든 867곳 업체의 생산을 중단시켰고, 중국 공안부도 부당이득을 챙긴 업자 수십명을 체포했다.

또 국유기업들을 MB필터와 마스크제조 생산에 투입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정유 및 석유화학제품 업체인 시노펙(중국석유화공)은 5월까지 연간 생산량 1만t을 갖춰 세계 최대의 부직포 제조 업체가 됐다.

중국 마스크제조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노력에 따라 마스크제조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면서 우후죽순 생겨나던 부실 업체들이 곧 걸러질 것”이라며 “마스크 업계의 품질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