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불씨' 화웨이 멍완저우, 중국으로 못 돌아온다

2020-05-28 07:57
캐나다 법원, '이중범죄규칙' 충족 판결
멍 부회장, 범죄인 인도 재판에서 불리

캐나다 법원이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지를 판단하는 재판에서 그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여부에 대한 재판은 계속 진행된다. 

28일 중국 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은 멍 부회장 사건에 대해 미국 송환 요건인 '이중범죄규칙'을 충족한다고 판결했다. 이중범죄 규칙은 캐나다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야 하는지를 규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법을 위반했더라도 멍 부회장에 대해 제기된 범죄 혐의가 캐나다에서 범죄로 성립되지 않으면 멍 부회장은 석방될 수 있었다.  

CCTV는 "판사가 이날 다음 재판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6월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멍 부회장 사건은 이달부터 11월까지 총 네 번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8개월째 가택 연금 상태인 멍 부회장의 석방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기피 신청을 기각한 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멍 부회장이 결백하다고 믿는다"며 "캐나다 사법부가 결국 멍 부회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중국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대한 캐나다 법원의 결정에 단호히 반대하며, 캐나다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캐나다는 화웨이와 중국의 '기술굴기(崛起·우뚝섬)'를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노력에 동참했다"며 "중국 정부는 멍 부회장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나서서 멍 부회장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남용하고 있다"며 멍 부회장이 중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화웨이 사태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중국 측을 압박하는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써왔다. 

멍 부회장이 미국에 소환되면 미·중 양국 관계가 악화하고 중국이 캐나다에 보복 조치를 취하는 등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 3개국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 통신사와 화웨이 간의 거래를 주도해왔다는 혐의로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당국에 체포됐다. 미국은 이듬해 1월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정식으로 캐나다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웨이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