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도 임원 성과급 체계 구글처럼 바꾼다

2020-05-28 05:00
㈜한화 성과급 지급 시스템 개편 동참
장기성과 위해 특정기간 뒤 주식으로 지급

서울 여의도 소재 한화투자증권 본사.[사진=한화투자증권 제공]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이사에 대한 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표이사가 단기성과보다는 장기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와 일부 제조 계열사들이 도입한 데 이어 금융 계열사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 제도 도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RSU 제도 도입과 적용 대상자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화투자증권 내 RSU 적용 대상자는 권희백 대표이사로 결정됐다.

RSU는 기업에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면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구분된다. 성과급 대상인 임원이 조기 퇴임해도 정해진 시기가 도래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주로 애플을 비롯해 구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임원에 대한 상여금이나 퇴직금 지급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이 RSU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화의 임원 성과급 지급 시스템 개편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한화는 지난 2월 대기업 중 국내 최초로 RSU 제도를 도입해 대표이사와 대표이사 후보군에 속하는 임원들의 성과급을 7~10년 뒤 주식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성과급 제도의 경우 단기성과 창출에 급급해질 수 있는 만큼 장기성과 창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도 도입을 결정하고 RSU 지급을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 절차를 진행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그동안 임원과 금융투자업무담당자에 대해 성과급 이연제도를 적용해왔다. 성과평과 결과에 따라 산출된 성과급 중에서 일정 비율은 즉시 지급하고 나머지는 3년간 이연하는 방식이다. 성과급 중 즉시 지급하는 비율은 대표이사 40%, 임원 및 금융투자업무상담사 60%다. 여기서 임원은 지급받은 성과급의 약 50%를 주식으로 매입해 퇴임할 때까지 보유할 것을 권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