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길부터 수행의 길까지…한국 문화유산의 길 조성한다

2020-05-27 07:39
문화재청,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열고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 촉진 노력

문화재청이 지난 26일 오후 5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기수정 기자]

문화재청이 문화유산을 치유와 여가를 위한 장소로 새단장하고, 더 가까이 다가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장기화하면서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을 위해 고민한 결과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지난 26일 오후 6시 서울 환구단에서 선포식을 열고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시작을 알렸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참 만남, 참 문화유산(Feel the REAL KOREAN HERITAGE)'을 구호로 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문화유산과 사람 간 거리를 좁히고 문화유산을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복 입고 궁궐탐방, 문화유산 야간 체험 등 유구한 문화유산을 새롭게 누리려는 방식이 생겨나고 있고, 케이팝(K-pop) 등 한류 확산으로 문화의 힘이 갖는 사회‧경제적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번 캠페인의 취지는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해 우리 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휴식과 관광, 치유의 공간으로서 문화유산의 매력을 알리는 데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문화유산 방문 코스를 제안했다. 역사책, 방송 등 매체에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의외로 방문객이 많지 않았던 문화유산들을 관광지로 엮은 것이 특징이다. 

코스는 세계유산과 인류 무형유산을 주요 거점으로 주제의 유사성과 지역 근접성을 고려한 2일 또는 3일의 여정으로 설계됐다. '한국 문화유산의 길 7개 코스'가 그것이다. 

기본코스는 △경주와 안동을 중심으로 한 천년 정신의 길 △공주와 부여, 익산을 둘러보는 백제 고도의 길 △우리의 옛 소리를 주제로 전북과 전남 지역을 둘러보는 소릿길 △제주도의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설화와 자연의 길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의 궁과 산성을 둘러보는 왕가의 길 등 5개로 조성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원들과 산사들을 각각 묶은 '서원의 길'과 '수행의 길'은 테마코스로 분류했다. 

문화유산의 길 7개 코스는 문화유산들이 포함된 지역의 축제와 해당 문화유산에서의 체험‧공연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해 개별 방문 코스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높였다.

문화재청은 장소별 교통편과 주변 명소·숙박 등 관광 정보를 담은 ‘문화유산 방문 지도·가이드 북’을 제작해 전국 관광안내소와 온라인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 코스와 별도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에는 국내에 있는 세계유산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5대 특별 사업과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전국의 다양한 축제·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7대 연계 사업도 마련했다. 

‘5대 특별 사업’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대표하는 특별 행사로, 국내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7월 수원 화성을 무대로 케이팝(K-pop)과 문화유산을 연계한 공연‧축제인 코리아 온 스테이지(KOREA on Stage)를 개최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알리는 축제인 '세계유산축전'도 연이어 선보인다.

K-팝 주역들의 문화유산 체험기를 담은 온라인 전용 콘텐츠 '나의 문화유산 견문록'과 문화유산 방문에 특별한 추억을 더하는 '문화유산 카드-스탬프(도장) 북'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10월에는 문화재청을 대표하는 궁궐왕릉 행사인 '궁중문화축전'을 개최한다. 5대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을 주제로 전통문화유산과 국민 간의 친밀감을 높일 계획이다.

7대 연계 사업으로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연중 펼쳐지는 무형문화재 전시·공연과 한밤에 즐기는 문화재 야행, 문화유산축제‧야간체험 등이 기획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주요 행사와 문화유산 방문 코스 등의 주요 내용을 알리기 위해 전용 누리집을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문화유산 방문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관광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번에 준비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즐거운 문화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