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럽 디지털세 부과 앞당긴다?

2020-05-25 17:24

코로나19를 계기로 유럽이 미국 실리콘밸리 공룡들을 겨냥한 디지털세 부과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에 대응한 돈풀기 속에 디지털세로 세수를 충당하리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유럽 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해 과감한 부양에 나서면서 어느 때보다 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마땅한 재원을 찾기 힘든 만큼 디지털세에서 충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디지털세는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줌 등과 같이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데이비드 리빙스턴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유럽이 디지털세 부과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디지털 상품·서비스세 논의가 유럽에서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을 경기 침체에서 건져내기 데 필요한 예산 규모를 볼 때 디지털세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피치솔루션의 덱스터 틸리언 선임 애널리스트는 디지털세 부과가 앞당겨질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이들(실리콘밸리 대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그리고 팬데믹 이후에 가장 많이 돈을 벌 기업이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이미 디지털세 과세를 향한 움직임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디지털세는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뜨거운 감자로 논의돼왔다. 그러나 유럽 각국은 디지털세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공동의 합의를 내지 못했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영국 등은 자체적으로 디지털세 부과안을 마련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거센 반발 속에 실행을 미루고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디지털세 도입의 국제적 합의를 추진하면서, 국제적 디지털세 부과안 마련 시기를 올해 10월로 제시한 상황. OECD는 이달 앞서 디지털세 부과안이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