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모바일게임 시장 휩쓴 '리니지'... 엔씨소프트, 연매출 2조 클럽 성큼

2020-05-26 00:05
리니지2M, 하루 매출 37억원... 전체 매출 47% 차지
리니지M, 1분기 매출 2000억원으로 건재... 2·3분기 전망 밝아
김택진 대표, '콘솔' 플랫폼 확장 언급... "우리의 새로운 무대"

‘리니지’는 역시 ‘리니지’였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성과를 정리할 수 있는 한마디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매출 7311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배(104%), 영업이익은 4배(204%)나 증가했다.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로, 국내 게임업계 빅3로 손꼽히는 넥슨과 넷마블의 성장세를 뛰어 넘었다. 이대로라면 연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조원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이후 그토록 염원하던 연매출 1조원을 돌파(2017년)한 것도 불과 2년 전이다. 엔씨소프트가 대표 모바일게임 리니지2M, 리니지M으로 넥슨, 넷마블에 이어 ‘연매출 2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리니지2M, 출시 후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 매출 '47%'를 홀로

엔씨소프트가 호실적을 거둔 건 ‘리니지2M’ 덕분이다.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2003년 출시한 PC MMORPG 리니지2 IP(지적재산권)를 계승했다. 4K 해상도 그래픽, 모바일게임 최초 충돌 처리 기술 적용이 호평을 받았다. 1만명 이상이 한곳에 모여 대규모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원 채널 오픈월드’도 주목 받고 있다.

리니지2M은 출시 이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석권했다. 현재 구글 앱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최근 과도한 과금 논란으로 잠시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으나, 금세 제자리를 회복했다. 리니지2M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모바일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에 리니지2M으로 3411억원을 벌었다. 전체 매출의 약 47%에 달하는 규모다. 하루에 37억1000만원씩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분기에도 약 2576억원의 매출(일평균 28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올해 6월 ‘크로니클3: 풍요의 시대’ 등 대규모 업데이트와 프로모션이 계획돼 있어 3분기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에 리니지2M을 아시아 시장에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리니지M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만에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리니지2M을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퍼플온’을 출시해 이용자 ‘락인(Lock-in)’ 효과도 보고 있다. PC에서 구동 중인 리니지2M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으로 스트리밍만 하기 때문에 사양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기에서도 PC와 같은 고화질로 게임을 할 수 있고, 자신의 캐릭터가 공격을 받거나 사망했을 때만 퍼플온으로 조작하면 되기 때문에 배터리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혈맹(이용자 커뮤니티)’ 간 채팅 기능인 ‘퍼플톡’ 서비스도 담아 이용자들 간 소통 기능도 강화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리니지M도 여전히 승승장구... 2·3분기 전망 밝아

리니지2M의 그늘에 가렸지만, 리니지M도 여전히 엔씨소프트의 효자 게임이다. 리니지2M이 리니지2를 계승했다면, 리니지M은 리니지 IP의 조상 격인 PC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모바일에 이식한 게임이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정식 출시된 후 리니지2M이 등장하기 전까지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순위 1위를 지켜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성공에 힘입어 2017년에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1조7587억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에 리니지M으로 2120억원을 벌어들였다. 오는 2분기에도 2070억원의 매출(일평균 22억원)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6월 리니지M 출시 3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어 3분기 성장 전망도 밝다.
 

엔씨소프트 올해 1분기 게임별 매출[그래픽=김효곤 기자]


◆ 모바일 평정한 엔씨소프트, 다음 시장은 '콘솔' '글로벌'

리니지2M과 리니지M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제패한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과 PC·콘솔 플랫폼에서 제작 중인 다양한 신작을 국내외에 순차적으로 선보여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연내 출시될 신작 모바일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다.

올해 가을엔 북미·유럽 시장에 콘솔 리듬게임 ‘퓨저’를 출시한다. 퓨저는 미국 음악리듬 게임 전문 개발사로 잘 알려진 ‘하모닉스’가 개발하고,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가 서비스하는 게임으로, 이용자들이 가상의 뮤직 페스티벌 DJ가 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믹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PC·콘솔게임 ‘프로젝트TL(가칭)’도 준비하고 있다. 리니지 IP가 콘솔게임으로 개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이용자와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또 다른 신작 ‘프로젝트LLL’도 콘솔게임으로 알려졌다.

2018년 기준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약 60조원(489억6800만 달러) 규모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콘솔 게임 시장의 경우 신규 이용자 유입이 계속되고, 이용자들의 복귀율도 높아 게임사들이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콘솔 시장을 두드리려는 이유다.

실제로 김택진 대표는 올해 집중할 키워드로 ‘글로벌’뿐만 아니라 ‘콘솔’을 꼽았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신작 게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은 우리에게는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여러 개의 콘솔 게임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