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명숙 재조사 촉구…"법원·검찰, 공수처 대상"

2020-05-21 21:29

더불어민주당이 21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조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이 사안이 올해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 점까지 언급하는 등 검찰 개혁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처음 거론한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수사 당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한 전 총리는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였다"며 "이 사건의 출발에 정치적 의도는 없었는지 주목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법원과 검찰을 겨냥해 "'무조건 결백하다, 제대로 했다'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각 기관 수뇌부에서 의심해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조사를 해 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충분히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공수처가 설치된다면 법적으로 수사 범위에 들어가는 건 맞다"며 "지금 당장 수사할 것이다, 말 것이다 말할 수 없고 독립성을 가지므로 공수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재심 신청 가능성에 대해선 "재심 요건을 갖추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그건 굉장히 나중에 일"이라며 "그걸 지금부터 염두에 두고 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홍익표 의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 전 총리 관련 재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의원은 "재조사가 가능할지는 좀 더 사법적 절차를 봐야겠지만 '해야 된다'는 당의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상고법원이라는 자기들의 목적을 위해서 매우 정치적으로 다룬 것 아니냐 하는 것이 전체 사건의 골격"이라며 당시 사법 절차에 대해서 "전형적으로 증거재판주의와 공판중심주의를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공판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던 사람으로서 검언유착 등 몇 가지 의문을 가져왔다"며 "한 전 총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검찰의 기소 내용을 절대로 믿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유 당선인은 당시 법정에 선 한만호 씨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절박한 모습이었다"며 "돈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기묘한 재판이었다.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 전 총리 사건을 시작으로 검찰 강압 수사 관행을 비판하며 검찰개혁 완수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