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의 공존...삶이 묻어 있는 제주의 일상

2020-05-21 17:43
김보희 초대전 ‘Towards’, 7월 12일까지 금호미술관

김보희 초대전 ‘Towards’ 3층 전시장 전경. [사진=금호미술관 제공]


가로 14m58cm, 세로 3m90cm인 김보희 작가의 ‘The Days’를 한참동안 바라보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작품은 ‘깊은 휴식’을 선물했다.

김보희 초대전 ‘Towards’가 오는 7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동양화 매체를 기반으로 구상 풍경 회화의 지평을 넓혀 온 김 작가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22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는 2019년~2020년 새로 제작한 33점이 포함된 미공개작 36점과 드로잉 2점, 그리고 대표작 17점을 선보인다. 일반 관람객들에게 ‘힐링 전시’로 입소문이 나면서 주목 받고 있다.

2000년 중반부터 제주도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김 작가는 제주도의 풍광에 영감을 얻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생활하던 작가는 2017년 이화여대 동양화전공 교수직 은퇴 후 제주에서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3층에 전시된 ‘The Days’는 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왼쪽 화면에 등장하는 이른 아침의 바다에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밤하늘로 이어지는 풍경은 시간의 흐름뿐만 아니라 생명의 주기를 담아낸다. 김 작가 특유의 강렬한 녹색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전달한다.

눈높이를 화면의 중앙에 두고 자연스럽게 앞을 바라다보았을 때를 그린 평원법에는 자연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거북이, 새 등 동물을 찾는 즐거움도 있다. 금호미술관 관계자는 “오른쪽 상단에 있는 원숭이는 작가 자신을 상징한다”고 귀띔했다.

바로 옆에 있는 2019년 작품 ‘In Between’은 가로세로 4m 가까이 되는 대형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작으로 2x4m 캔버스 두 개를 이어 붙여 완성했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빛을 만난 아름다운 바다를 캔버스에 그대로 담아냈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가가 정원에서 바라본 풍경을 담은 ‘The Terrace’가 기다리고 있다. 8개의 캔버스를 연결해 하나의 장면으로 구성한 작품인 ‘The Terrace’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 바라본 테라스 앞의 풍경을 담고 있다.

김 작가의 작품에는 세월이 담겨 있다. ‘중문거리 201908’은 그 중 한 작품이다. 작가의 인생을 닮았다는 노을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