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는 사람 이렇게 많았나"…서울 아파트값 양극화 '점점'
2020-05-22 06:11
아크로서울포레스트·나인원한남 등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시장 '활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맞는 가운데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청약 흥행 대박에 신고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정부 규제,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 등 대내외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1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강남과 더불어 고급 아파트의 성지로 떠오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초고급 아파트 시장이 연일 뜨겁다.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물량이 거의 없는 만큼 최근 분양과 입주를 시작한 단지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날 마감된 서울 성동구 ‘서울숲역’ 초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무순위 청약에는 2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분양가는 각각 전용면적 97㎡B 17억4100만원, 159㎡A 30억4200만원, 198㎡ 37억5800만원으로, 초고가에 형성돼 있다.
전 평형이 모두 15억원이 넘어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최소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 기대감이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성동구의 전통적인 초고가 아파트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역시 신고점을 찍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갤러리아포레 전용 168㎡(18층)는 지난 3월 4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18년5월부터 줄곧 이어진 35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이 훌쩍 뛴 금액대다.
올해 지드래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입주하면서 용산구를 대표하는 최고급 주택으로 떠오른 한남동 '나인원 한남’에도 눈길이 쏠린다. 총 335가구로 이뤄진 나인원 한남은 과거 용산기지 미군들이 거주하던 한남 외국인 아파트 부지에 건설된 최고급 주거지역이다.
분양 전환가격은 3.3㎡당 평균 6100만원으로, 207㎡는 45억7500만원에 달한다. 244㎡는 54억3000만원, 지드레곤이 입주한 걸로 알려진 펜트하우스(244㎡)는 90억원 수준이다. 나인원 한남은 준공 시점인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임대해 살다가 4년 뒤 분양받는 방식으로 공급됐다.
강남권의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도 역시 고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6일 85㎡(7층) 매물은 28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보다 1억8000만원가량이 올랐다. 아리팍은 서울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최초로 3.3㎡당 1억원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이같은 초고가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간의 양극화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일반 아파트가 '더 실용적으로 더 싸게' 지어지는 방향으로 간다면 고가 아파트는 '더 고급스럽게 더 비싸게' 바뀐다는 지적이다. 다만 30억원대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일반 아파트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으로 분류해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초고가 아파트는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지도 않다. 어쩌다 거래되는 금액대 역시 매도자·매수자 성향 따라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세를 파악하는 게 무의미한 시장"이라면서 "정확히 기업CEO 등 고소득자만을 대상으로 해서 타겟마케팅하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 시장과는 명확하게 구분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