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다-⑤롯데] 신동빈 회장, 새로운 시장 판 짜는 '게임 체인저' 돼라
2020-05-17 15:00
신 회장 "기존 성공 스토리, 관성 업무 모두 버리고 새 시장 판 짜자"
'포스트 코로나' 선제적 대응, 과감한 조직개편 통해 조직 쇄신 이룰 것
'포스트 코로나' 선제적 대응, 과감한 조직개편 통해 조직 쇄신 이룰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직원들에게 올린 이 당부의 말은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위기가 결코 녹록지 않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하는 시기와 마주하고 있다.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고, 올해 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국내뿐만 아닌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면서 국내 경기 침체 및 소비심리 위축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 생존을 위한 치열한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걷잡을 수없이 빠르고 개별 이슈의 파급력이 광범위해진 만큼, 이전의 경영방식을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신동빈 회장 역시 "기존의 성공 스토리,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강조했다.
이렇게 롯데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우선 대응 강조
롯데그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상되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을 이뤄 나가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 지주 및 사업 단위(BU) 경영진을 대상으로 비상 경영회의를 소집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지금도 위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욱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올해 2·3분기에 대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력을 분석 중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그룹의 경영 계획 수정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재무 관리 관련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전 계열사에 안내했고, 각 계열사별 상황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특히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달 말 롯데인재개발원, 롯데지주는 전문가 인터뷰 및 문헌 연구를 통해 코로나 종식 이후의 사회·경제·문화적 변화 예측을 담은 '코로나19 전과 후'라는 사내 도서를 제작, 전 계열사 주요 경영진에게 배포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임직원의 이해도와 인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롯데는 이 책이 각 사의 임원진에게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를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영향력과 대책을 모색하는 혜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주요 성장 축 롯데쇼핑·롯데케미칼 중심 과감한 조직개편 단행…온라인 이커머스 '롯데온(ON)' 사활
롯데는 작년 12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했다. 또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사업 부문별 역량 강화를 위해 그룹 내 주요 성장 축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에 중점을 두고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화학 부문에서는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원가 경쟁력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사업부 간 시너지는 최대화하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롭스 사업 부문을 롯데쇼핑 원 톱(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HQ)으로 재편했다.
롯데쇼핑 통합 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전략·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들은 사업부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롯데쇼핑은 미래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 단계 축소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확보해 유통 분야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HQ와 각 사업부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게 된 롯데쇼핑은 이미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총 700여개 점포 중 30%에 달하는 200여개 비효율 점포를 향후 약 3~4년에 걸쳐 정리한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지난달 말 롯데그룹의 새로운 쇼핑 애플리케이션인 '롯데온(ON)'도 선보였다. 7개사 온라인몰 상품을 한데 모은 롯데온은 오랜 유통 노하우와 3900만명의 고객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통신(IT) 기술 기반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롯데는 이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이커머스 취급 규모를 20조원까지 3배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올해 1월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 체제로 개편했다.
고객과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해 양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두 사업 분야의 특성이 상이한 만큼, 각 영역에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이번 합병으로 기존의 범용 제품 중심에서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또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