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백신 개발 협력 지속…벨기에 국왕 “참전용사 마스크 지원 감사”

2020-05-15 20:04
20분간 정상통화…코로나19 협력 방안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필립 레오폴 루이 마리 벨기에 국왕과 정상통화를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적지 않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통화는 필립 벨기에 국왕의 요청으로 오후 4시 30분부터 20분간 진행됐다.

또한 다당제 의회 시스템 아래서 장기간 연립정부 형태의 ‘과도 정부’를 이끌어오던 중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긴급 정부’로 전환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을 높게 평가했다.

필립 국왕은 이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국의 방역 및 대응은 세계적 성공 사례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벨기에는 70년 전 한국전에 참전할 때부터 한국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국 정부가 벨기에 참전용사 등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최근 한국산 진단키트도 도착했는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벨기에는 한국전쟁 당시 3498명을 파병해 그 중 99명이 전사하고 336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부는 한국전쟁 참전국 22개국을 대상으로 마스크 지원을 통해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벨기에에는 2만장을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한국이 어려울 때 든든한 힘이 돼 줬던 벨기에 측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중순 아프리카 말리에 고립됐던 11명의 우리 국민들이 벨기에 군용기를 통해 무사 귀환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전 세계의 대응 방안을 묻는 필립 국왕의 질문에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이 방역과 치료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임상데이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고 있으며,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국제 협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필립 국왕은 “문 대통령의 유익한 메시지는 제가 (벨기에) 정부에 전달하겠다”면서 “빨리 코로나19의 악몽을 끝내고 만나 뵙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 한·벨기에 수교 120주년이 되는 해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양국 간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필리프 벨기에 국왕(오른쪽)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