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전화 통화를 1면 주요 기사로 내보내는 등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양국 정상의 통화와 관련, 시 주석이 한·중 양국 관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14일자 신문 1면 우측 상단 머리기사를 통해 시 주석이 전날 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중 간 코로나19 방역 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중 양국은 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여 대응하고(守望相助), 한배를 타고 폭풍우를 헤쳐나갔다(風雨同舟)"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먼저 코로나19 공동협력 체제를 마련해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했다면서 또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패스트트랙, 입국절차 간소화)'를 개통해 산업, 공급, 물류체인의 운영을 원활하게 했다고 전했다. 

신속 통로는 양국 간 필수적 경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제도로,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내 의무 격리가 면제된다. 이 제도를 활용해 기업인 200여 명이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어 시 주석은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며 지난 3년간 양국 관계가 크게 발전한 만큼 앞으로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기대했다. 또 중국은 한국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서 협력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역할을 지지할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인민일보는 문 대통령의 통화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효율적으로 통제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중국의 가장 큰 정치행사인 양회가 다음 주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양국 신속 통로 제도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적용대상과 지역이 확대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전 세계에도 모범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역시 중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양국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날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양국 정상이 올해 안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인민일보 보도에 언급되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13일 오후 9시부터 34분간 정상 통화를 했다. 이날 두 정상의 통화는 시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한·중 정상 간 통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번째이고,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로는 다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