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우버, 음식 배달 경쟁사 그럽허브 눈독
2020-05-13 13:23
우버·그럽허브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 55% 1위 공룡 탄생
코로나19로 음식 배달 수요 껑충...합병 성사 땐 업계 지각변동
코로나19로 음식 배달 수요 껑충...합병 성사 땐 업계 지각변동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가 미국 음식 배달업체인 그럽허브(Grubhub) 인수를 위한 움직임에 착수했다. 미국 음식 배달시장을 평정할 배달 공룡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버가 지난 2월 그럽허브에 인수 제안을 내놓았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럽허브는 미국 시장 점유율 2위의 음식 배달업체다.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Uber Eats)의 경쟁사이기도 하다.
두 회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이번 거래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는 인수액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는 이달 안에 거래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했으나 WSJ은 거래가 최종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기대는 크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출혈 경쟁을 벌여온 미국 음식 배달업계를 평정할 1인자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55%에 이른다. 인수 제안 보도가 나온 12일 그럽허브 주가는 29.07% 폭등했고, 우버도 2.4% 올랐다. 이날 종가 기준 그럽허브의 시가총액은 56억 달러(약 6조8700억원)로, 우버는 약 10배인 562억 달러로 각각 추산된다.
현재 미국 음식 배달시장은 4강 체제다. 우버이츠, 그럽허브, 포스트메이츠, 도어대시 등 4개 회사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합병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두 회사 모두 합병을 통한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럽허브는 한때 업계 1인자로 군림했지만 신흥강자 도어대시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억6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 늘었지만, 순손실은 3340만 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다. 또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 중이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버 역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차량공유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음식 배달 사업의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이 어려움에 처한 데 반해 음식 배달은 몇 안 되는 코로나19 수혜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식당 등이 휴업에 나서고 재택 근무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음식 배달 수요가 폭증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우버이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증가하면서, 우버 전체 매출 가운데 23%를 차지했다. 우버가 음식 배달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이유가 커진 셈이다. 우버는 지난해 도어대시와 합병을 모색했으나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채 끝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