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고조된 '미중 무역합의 재협상론'…트럼프 "관심없다"

2020-05-12 13:43
中관영매체 "1단계 무역합의 무효해도 중국에 유리"
"미국 현재로선 무역전쟁 재개 여력 없다"
트럼프 "조금도 관심없다" 일축

미국의 대중 압박 공세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에서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유리한 미·중 무역 합의 재협상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중국내 강경 매파 관료들 사이에서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상을 모색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에선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타협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과거 협상대표들은 22개월에 걸친 무역전쟁을 휴전하고 양국간 긴장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무역합의를 하는 게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덮기 위해 중국을 모함하면서 상황이 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역협상과 관련한 내부 조언자들은 중국이 기존 합의를 무효화하고 중국 쪽에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중국 당국자에게 제안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관료도 "중국은 무역합의에 포함된 '불가항력 조항'을 근거로 1단계 무역합의를 종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단계 무역합의를 끝내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무역합의를 무효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간다 해도 현재 미국으로선 중국과 무역전쟁을 재개할 여력이 없다고도 했다. 

가오링윈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만약 양국 간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된다면,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빠르게 보복할 수 있고, 미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많은 전문가는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마지막 옵션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는 중국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내 무역합의 재협상론 부상에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도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합의 재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에 서명했다. 나도 그들(중국)이 더 나은 합의로 만들기 위해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싶어 한다는 걸 들었다. 중국은 수십 년간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비판하고 "그들이 서명한 합의를 지키는지 보자"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정부도 1단계 무역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각)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미국산 대두 약 24만톤을 구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며 징벌적 제재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위협해 왔다. 이에 중국이 반발하며 미·중간 2차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됐다. 지난 8일 미·중 무역대표가 전화통화를 갖고 무역합의를 준수하기로 노력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미·중간 살얼음 걷기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사진=글로벌타임스 기사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