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중 무역합의 재협상 가능성 일축..."전혀 관심없다"

2020-05-12 07:57
전문가들 "중국, 코로나19 여파로 1단계 합의 준수 어려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재협상 가능성을 두고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일축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여파에 1단계 합의를 준수하기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1단계 무역합의 재협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관심이 없다. 조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관심 없다. 우리는 합의에 서명했다. 나도 그들(중국)이 그들에게 더 나은 조건으로 재협상하길 원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는 관심이 없다. 그들이 서명한 합의를 지키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지난 1월 서명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서 중국은 올해부터 2년 동안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어치 늘리기로 했다. 첫 해에 767억 달러, 두 번째 해에 1233억 달러어치를 각각 추가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약속한 만큼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늘리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4월 중국의 미국산 상품 수입은 전년 대비 5.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미국산 상품 수입은 6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중 합의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1866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케네디 고문은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못할 경우 뒤따를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중국의 구매 목표치를 재설정하고, 중국이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관세 부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방안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 미준수를 이유로 중국에 곧장 관세를 물리고 1단계 무역합의를 철회하는 방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능력이 떨어진 만큼 중국 경제가 회복한 뒤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것을 수용하는 방안 등이다.

케네디 고문은 그러면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조치는 중국의 반발과 보복을 부를 위험이 있고, 세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