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회사 ZKW, AI 품은 헤드라이트 개발한다

2020-05-11 16:55
빈 공대 및 스타트업 업체와 공동 연구 프로젝트
머신러닝 도입 車 지능형 조명 시스템 개발 목표

ZKW 차량용 지능형 조명 시스템. [사진=ZKW 제공]

LG전자의 자회사 ZKW가 차세대 차량용 조명 기술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생각하는 헤드라이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계는 물론 스타트업과의 폭넓은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속도를 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ZKW는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 AI 소프트웨어 업체 이모션 3D와 손잡고 '카 비전 라이트(CarVisionLight)' 연구 프로젝트에 나섰다.

ZKW는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 조명 전문업체다. 아우디, BMW, 포르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1억 유로(약 1조4500억원)를 투자해 ZKW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본부의 차량용 램프 사업이 ZKW로 모두 이관됐다. 중복되는 분야를 줄이고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ZKW는 차량용 조명에 각각 집중하게 됐다.

사업 재편을 마친 ZKW는 본격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ZKW는 인간의 인식 능력을 뛰어넘는 지능형 조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용으로 쓰이는 기존 조명 시스템은 야간 운전 시 보행자를 감지할 수 있는 거리가 여전히 짧고, 신뢰성 측면에서도 부족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ZKW는 이모션3D의 AI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테스트 차량에 카메라를 탑재한 뒤 다양한 상황에서의 주간 및 야간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식이다. 빈 공대와는 시스템이 스스로 도로 교통 상황을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이미지 처리 방법 및 머신러닝을 함께 개발한다.

올리버 슈베르트 ZKW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차량용 조명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파트너와 전문성을 결합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목표는 야간 운전 시 최고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ZKW의 차량용 지능형 조명 시스템 작동 화면[사진=ZKW 제공]

이와는 별개로 ZKW는 스타트업과의 광범위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7일부터 조명 및 센서 분야에서 협업할 스타트업을 모집 중이다. 카메라와 라이다(LiDAR) 거리 측정 장치 등 자동차 조명에 탑재될 센서 기술 분야와, 차세대 조명 시스템 분야가 대상이다.

ZKW 측은 지원 대상과 관련해 "지금까지 모빌리티 콘셉트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조명 시스템" 혹은 "제3의 브레이크등, 방향지시등 및 후방등과 같은 요소에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조명"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ZKW는 최대 4개의 스타트업을 선정한 뒤 각각 3만 유로의 상금과 파트너십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ZKW를 앞세운 LG전자는 전장사업의 내년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VS사업본부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침체와 ZKW의 매출 감소에 따라 영업손실 968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SCM(공급망관리) 운영과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이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