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소송전에 나선다. 이미 소송인단 모집이 완료돼 이르면 13일 소장이 접수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 투자자 모임은 이번 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모임을 결성하고 소송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유웅현 변호사는 "지난 8일까지 100여명의 소송인단 모집을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 소장을 작성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는 13일에는 소송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쟁점은 사전 고지 없이 6월물 계약을 7월물 계약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를 다했느냐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삼성운용의 사전 고지 없는 월물 교체"라며 "예컨대 투자설명서에 기초지수를 5영업일에서 9영업일 사이 변경한다고 제시하고 있는데, 단순 예시인지 규정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운용 측은 펀드 자산 및 투자자 원금 보호를 위해 긴급히 월물 교체를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송을 준비 중인 투자자들은 회사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유 변호사는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내려가더라도 투자자에게는 원금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회사 손실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린 조치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 측 모임은 소장 접수 뒤 사실조회·문서송부촉탁 등 민사소송법상 방법을 활용해 상품과 운용 과정에 대한 정보를 요청할 예정이다. 삼성운용이 소송 전까지는 운용 및 월물 교체 과정에 대한 정보를 알릴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법원을 통해 관련 정보를 받아 정확한 손해배상 규모 등을 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소송이 시작되면 삼성운용에 대한 다른 투자자들의 소송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운용 원유ETF 투자자들은 복수의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1300여명이 가입한 유웅현 변호사 측 모임 외에도 8000여명 규모의 투자자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의 경우 현재 소송 진행 방식을 합의하고 법무법인 선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과 사건 수임을 논의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현재 사건 수임에 대해 모임 운영진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결정이 내려지면 소송 개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